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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통 -모리야 센얀(일본 선승, 78세)
내가 죽으면
술통 밑에 묻어 줘.
운이 좋으면
밑둥이 샐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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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황사 별곡 문곡 서 공 식
신들메 풀어 놓고 세상의 끝에 서면
달마산 오백나한 해거름 빛을 담아
소나무 가장귀 사이 금물결로 떠오르고,
동백꽃 숭어리에 겉 잠든 저 바다는
결 고운 마름질로 아련하게 섬을 품어
뎅그렁 범종 소리에 귀를 씻고 선에 드네.
저미는 속내 열어 삼배하고 참선 들면
묵정밭에 코 없는 소 잡풀 뜯다 자릴 뜨고
삼천불 참 말씀들이 꽃비 되어 내려온다.
느릿한 초승달이 대웅전에 스며들고
법당 뜰 쓸던 바람 탑머리에 숨 고르면
빈자리 성긴 별꽃이 새뜻하게 꿈을 잦네.
밤으로 업장 터는 소쩍새 소리 따라
길찬 숲 휘휘 도는 산바람 뒤를 따라
버리고 떠나 가야할, 그래서 비워가는…
-<신서정> 2006.제29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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