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제티 - 생일날
내 마음은
파릇한 나무가지에 둥지 짓고 노래하는 새와 같다.
내 마음은 가지가 휘 듯 열매 달린 사과나무와 같다.
내 마음은
잔잔한 바다에서 놀고 있는 보라빛 조개 같다.
내 마음이
그보다 더 설레임은 그이가 오기 때문이다.
날 위해 명주와 솜털의 단을 세우고
그 단의 모피와 자주색 옷을 걸쳐 다오.
거기에다 비둘기와 석류
백개의 눈을 가진 공작을 조각하고
금빛 은빛 포도송이와
잎과 백합화를 수놓아 다오
내 생애의 생일날이 왔고
내 사랑하는 이가 내게 왔으니.
*로제티(Christina Georgia Rossetti:1830__94)는 런던에서 태어나 병약한 몸으로 노모를 돌보면서 은둔자처럼 고요하게 살았다. 그러나 단테 로제티의 누이동생이며 종교적인 깊은 감정을 솔직한 언어로 표현하여 엘리자베드 브라우닝과 더불어 가장 뛰어난 여류 시인으로 꼽히고 있다. 앵글로 가톨릭의 열렬한 신도였던 로제티는 그 고독한 명상을 끊임없이 죽음의 감미로운 생각으로 채우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녀는 이미 열두살 때부터 시를 쓰기 시작했는데 조숙성과 미끈한 시의 리듬은 음악적인 이탈리아어의 영향에 의한 것이리라. 기질도 솔직했던 듯하다. 사랑을 하고 있는 여성의 기쁨을 노래한 이 시가 그것을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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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거야 사랑은- 호수 최숙영
마음을 비워 놓으면 청산도 내려와 앉고
고여드는 것 고이게 하고 흘러 가는 것 흐르게 하고
차거나 넘치지 않는 그런 거야 사랑은.
어우러지면 푸르른 것 채울수록 찰랑대는 것
갈수록 깊어지는 것 볼수록 아름다운 것
영원히 담아두는 것 그런 거야 사랑은.
잔잔한 물결이다가 또 때로는 출렁거리는
느낌으로 눈빛으로 가슴으로 가득 채우는
너 있어 행복해지는 그런 거야 사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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