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노병사
붓다는 힌두교의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일반 대중과는 완전히 다른 삶을 살았다. 어린 시절부터 그에게는 원하는 모든 것이 주어졌다. 그는 늘 아름다운 여성들에 둘러싸여 지냈다. 스물 아홉살까지의 그의 삶은 온통 쾌락과 춤과 여자와 술에 둘러싸인 것이었다. 점술사들이 예언하기를, 그는 장차 위대한 성자가 되든지 세상의 위대한 정복자가 되든지 둘 중의 하나인 것이라고 했다.
그의 아버지는 자기의 아들이 성자가 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 붓다는 그의 외아들이었으며, 그런 이유로 그는 아들이 세상의 정복자가 되기를 원했다. 그래서 그는 점술사들에게 아들이 성자가 되는 것을 막는 방법을 물었다. 그 어리석은 점술사들은 온갖 쾌락으로 그를 물들여야 한다고 충고했다.
<세상에 불행이 존재한다는 것을 그가 결코 알지 못하게 하십시오. 병과 늙음과 죽음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하게 하십시오. 그를 음악과 춤에 취하게 하고, 아름다운 여자들에게 둘러싸이게 하십시오. 철마다 다른 장소를 마련해, 여름에는 시원한 곳을, 겨울에는 따뜻한 곳을 제공하십시오>
그래서 붓다의 아버지는 소위 현자라고 하는 이들의 지시를 따랐다. 사실은 그들의 충고가 그를 성자로 만들었던 것이다. 29년에 걸친 끝없는 향락이 마침내 그를 지치게 만들었고, 모든 게 지겹게 느껴졌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한 병자를 목격하고 충격을 받았다. 29년 동안 그는 병과 늙음에 죽음이 존재한다는 것조차 자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다가 그것들을 목격하자...
29년동안 그의 아버지로서는 아들이 시든 꽃, 나뭇가지에서 떨어지는 창백한 낙엽을 보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무척 힘들었을 것이다. 밤이면 모든 시든 꽃, 떨어진 낙엽들을 정원에서 깨끗이 치워야 했다. 뭔가 마지막이라는 것이 있음을 아들에게 보여주어선 안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바로 이러한 상황이 그를 지치게 하고 지겹게 했다. 아름다운 여인이 너무나 많았다. 스물아홉 살이 되었을 때 그는 이미 3백년을 산 사람처럼 늙어 있었다. 29년 사는 동안에 그는 모든 종류의 사치, 섹스, 방탕함을 보았다. 그러던 어느날 갑자기 늙은이와, 운반되는 시체를 보고는 충격을 받은 것이다.
사람이 늙는다는 것을 처음부터 알았다면 그러한 것에 충격받지 않았을 것이다. 그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인 것이다. 29년 동안에 오히려 역효과가 난 것이다. 주검을 보았을 때, 그가 마부에게 물었다.
<저 사람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마부가 대답했다.
<저는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사실 당신이 이 길을 지나갈 때면 모든 노인과 병자와 시체를 치우라고 명령이 내려졌는데, 어떻게 저 사람이 여기에 들어왔는지 모르겠군요. 하지만 저는 거짓을 말할 순 없습니다. 저 사람은 죽었습니다>
곧이어 두번째 질문이 뒤따랐다.
<저것과 똑같은 것이 나에게도 일어나는가?>
마부가 말했다.
<말씀드리고 싶지 않습니다만, 그것은 모두에게 일어납니다. 누구라도 예외일 수가 없습니다>
바로 그때 그는 오렌지색 승복을 입은 순례자를 보았다. 그는 물었다.
<저 사람은 누구인가? 왜 저런 옷을 입고 있는거지?>
마부가 말했다.
<저 사람은 영원한 것을 찾고 있습니다. 그는 이 삶이 순간적인 것이며 모두가 꿈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자기의 내면에 죽음을 초월할 수 있는 무엇인가가 있는지 찾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는 구도자입니다>
그때 붓다는 연례행사의 하나인 젊음의 축제의 개막식 테잎을 끊으러 가는 길이었다. 그는 마부에게 말했다.
<나를 집으로 데려다다오. 나는 더이상 축제 따위에는 관심이 없다. 나는 지금까지 속아왔다. 29년 동안 나는 진실을 보는 것이 허락되지 않았다>
바로 그날 밤에 그는 집을 뛰쳐나왔다. 그래서 그의 깨달음 이후에 그를 추종한 자들은 성이야말로 세상에 집착하게 만드는 위험한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서 붓다의 추종자들은 도피자가 되었던 것이다.
붓다 자신에게는 그것이 옳았다. 그에게는 그것이 도피가 아니라 감옥으로부터의 탈출이었다. 그러나 다른 자들에게는 그것은 감옥으로부터의 탈출이 아니라 하나의 굴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