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조

아라한의 미소

임기종 2023. 10. 22. 0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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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한의 미소

 

순박한 노인네의 표정 없는 얼굴은

가진 것 없지만은 부족함이 없는 모습

시방(時方)을 바꾸는 것은 내 삶의 사치리라.

 

희비(喜悲)를 구분해서 무엇에 쓸 것인가

지긋이 다문(多聞) 입술 무표정한 시선으로

일체(一切)가 유심조(唯心造)란다 염화시중(拈花示衆)의 저 미소.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창령사는 석선산石船山에 있다라는 내용이 전부이고 그 이상을 아직 알지 못하고 있다가

2001년 영월 창령사터에서 300여 구의 나한상이 발굴되었다. 국립박물관에서 전시하였고 현재는 춘천박물관에 전시중이다.

얼굴뿐만 아니라 자세도 제각각이어서 제작 의도 자체에 나한의 여러 모습을 담아내려고 한 조형의지가 명확히 나타나 있어

서민적이고 토속적이지만 개성적인 인체 조각상으로 높이 평가되고 있다.

나한상들은 모두 정형으로부터 크게 일탈한, 파격적이고 해학적이며 민중적인 조각상이어서

조선시대 불상조각의 별격을 보여준다. 이들은 개별 조각상으로도 명확한 자기 표정을 갖고 있지만,

한자리에 모여 있을 때 그 종교적 예술적 가치가 더욱 빛을 발한다.

*출처: 유홍준의 한국미술사 강의 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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