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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닭

임기종 2024. 3. 7.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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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자는 왕을 위해 싸움닭을 훈련시키는 사람이었다. 그는 훌륭한 닭 한 마리를 골라 훈련을 시켰다. 열흘이 지나자 왕은 닭이 싸움할 준비가 되었는가를 물었다.

조련사는 대답했다.

"아직 안 됐습니다. 아직 불같은 기운이 넘치고 어떤 닭과도 싸울 자세입니다. 공연히 뽐내기만 하고 자신의 기운을 너무 믿고 있습니다."

다시 열흘이 지나 왕이 또 묻자 그는 대답했다.

"아직 안 됐습니다. 아직도 다른 닭의 울음소리가 들리면 불끈 성을 냅니다."

또다시 열흘이 지났으나 왕의 물음에 여전히 그는 대답했다.

"아직 멀었습니다. 아직도 상대를 보기만 하면 노려보고 깃털을 곤두세웁니다."

또 열흘이 지나서 왕이 묻자 기성자는 마침내 대답했다.

"이제 거의 준비가 되었습니다. 다른 닭이 울어도 움직이는 빛이 안 보이고, 먼 데서 바라보면 마치 나무로 조각한 닭과도 같습니다. 이제 성숙한 싸움닭이 되었습니다. 어떤 닭도 감히 덤비지 못할 것이며, 아마 바라보기만 해도 도망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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