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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재망작 (恃才妄作)

임기종 2024. 3. 7.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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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주를 믿고서(恃.믿을 시)
아무렇게나 행동한다.

중국 전국시대 제나라에
분성괄 이란 사람이
제나라 관직에 임명되자
맹자가 그 소식을 듣고서
"죽겠구나! 분성괄이여"
라고 했다.

그 얼마 뒤 과연 분성괄이
살해 되었다.
맹자의 제자들이 예언이
들어맞은 것을 신통하게
생각하여 맹자에게,

"선생님께서는 분성괄이
살해되리라는 것을
어떻게 아셨습니까?"
라고 질문하였다.

맹자가 대답하기를
"내가 무슨 예언하는
능력이 있는 것이 아니다.
그 사람됨을 보면
재주는 조금 있지만,
君子의 큰 도리를 듣지는
못했지.
그렇게 처신하면 충분히
그 자신을 죽일 수 있지"
라고 했다.

군자의 도리라는 것은
우리 생활과 관계없는
저 높은 곳에 있는 특별한
것이 아니다.
거저 사람으로서 정상적
으로 살아가는 방법일
뿐이다.

부모를 잘 섬기고,
어른을 공경하고,
친구와 신의있게 지내고,
다른 사람에게 친절히
하고,
사물을 사랑하고,
국가사회를 생각하고,
공중도덕을 잘 지키고,
검소하고,
겸손하고,
근면한 일 등등이
바로 군자의 도리다.

그러나 조금 자기가 재주
있는 것을 믿고서
교만을 떨고,
자기보다 못한 사람들을
무시하고,
어디 사람 모인 장소에
가면 자기 얼굴이나 이름
내기 위해서 설치는 사람
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군자의
도리를 모르는 사람들
이다.

어리석은 사람들이야
남을 속이려해도 자기의
머리가 모자라기 때문에
한계가 있고 그 피해도
크지 않지만,

좀 재주가 있는 사람들이
남을 속이려고 마음먹고
교묘하게 지혜를 짜내면
많은 사람들을 속일 수
있고, 그 피해는 매우
심각하게 된다.

마치 사나운 호랑이에게
날개까지 달린 격이다.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재주는 필요한 것이다.
인류문명이 발전하는 것
도 다 개인의 재주에서
출발한다. 재주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재주는 무시하고 도덕만
강조해도 이 세상은 움직
여질 수 없다.
그러나 재주는 도덕이
뒷받침이 되어야만
정상적으로 쓰일 수가
있는 것이다.
도덕이 뒷받침 되면,
재주를 믿고 함부로 날뛸
수가 없는 것이다.
재주만 있고 도리를 모르
는 사람은 분성괄처럼
자기 몸도 보전할 수
없는데, 이런 사람이
나라 정치를 맡으면
머잖아 그런 나라는
망하게 되어 있다.

지금 우리나라에도 정계
나 학계에는 재주를 믿고
멋대로 설쳐대는 사람들
이 너무나도 많다.

인격을 갖춘 사람이
정계 학계뿐만 아니라
사회각계 각층에서
점점 발언권을 잃어 가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우리나라가 도덕적 수준이
날로 저하되어 간다는
증거이다.


( 좋은 글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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