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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적 만남

임기종 2015. 10. 19.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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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적인 만남

  유치원 교육의 창시자로서 유명한 프뢰벨은  스무 살 대 아버지를  잃고 측량 기사로 또는 회계 담당 직원으로 일하면서 독일 각지를 유랑했다. 처음부터 교육에 뜻을 두었던 것은 아니었으나 자신이 해야 할  일에 대해서는 항상 진지하게 생각했다.

  "내 천직은 무엇일까?"

  그리고 마침 프랑크푸르트에서 건축 일을 거들다가 우연히 그  무렵 페스탈로치의 교육이념을 받아들여 진보적이 교육을 하던 한 학교의 교장과 알게 되었다. 교장은 프뢰벨이 성심 성의껏 일하는 모습을 보고 말했다.

  "자네는 건축가보다 교육자가 적임일세."

  그는 프뢰벨을 자기학교의 교사로 채용해 주었다이 뜻하지 않은 기회가 프뢰벨의 생애를 결정한 것이다. 프뢰벨은  2년 후에 교장의 친구인 부호의 아들 셋을 교육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고이 세 아이를 데리고 페스탈로치의 학교에 들어가 교육자로서의 자질을 연마했다.

  이 일화에서 프뢰벨이 프랑크푸르트에서 전혀 뜻하지 않은  기회에 진보적인 교육을 하는 학교장을 만난 일은  실로 신의 뜻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만남은 바로 프뢰벨의  생애에서 결정적이 사건이며, 이 사건  이 없었으면 아마 세계적인 교육자로서의 프뢰벨도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름 없는 건축가로서 평범하게 살다가 사라지는 많은 사람들과 운명을 같이했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할 때 프뢰벨 자신은 말 할 것도 없고 우리 역시 이것을 단순히 '우연한 기회'라고 가볍게 여기기 힘들다.

  왜 만났을까. 어떤 인연이 있었기에 이 만남이 이루어졌을까어떤 인연이 있었는지까지는 아 수 없지만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무엇인가가 있었기에 평생의 일대 사건인 이 만남이 실현되었을 것이다.

  하나하나의 만남이 각자의 일생을 방향 짓는 결정적인  사건이 아니더라도, '인생은 만남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생활 속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만남을 신비로운 인연으로 받아들이는 것이야말로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렇게 할 때 인연의 위대함을 깨달을 수 있다, 그것을 깨달으면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다. 프뢰벨의 주창한 유아 교육의  뿌리도 아마 여기에 두고 있음이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