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릴 줄 모르면 죽는다네
<서산대사>
이보게 친구, 살아 있다는 게 무언가?
숨 한번 들어 마시고 마신 숨 다시 뱉어 내고...
가졌다, 버렸다, 버렸다, 가졌다,
그게 바로 살아 있다는'증표' 아니던가?
그러다 어느 한순간 들여 마신 숨 내뱉지 못하면 그게 바로 '죽는 것' 이지.
어느 누가 그값을 내라고도 하지않는 '공기(空氣)' 한 모금...!
가졌던 것 버릴 줄 모르면 그게 곧 저승가는 길인 줄 알면서
어찌 그렇게 이것도 내것, 저것도 내것 '모두가 내것 인양' 움켜 쥐려고만 하시는가?
아무리 많이 가졌어도
저승길 가는 데는 티끌 하나도 못가지고 가는 법이리니
쓸만큼 쓰고 남은 것은 '버릴 줄' 도 아시게나.
자네가 움켜 쥔게 왠만큼 되거들랑
자네 보다 더 아쉬운 사람에게 자네 것좀 나눠주고
그들의 마음 밭에 자네 추억 씨앗뿌려
사람사람 마음 속에 '향기로운 꽃' 피우면
천국이 따로 없네! 극락이 따로 없다네!
生也一片浮雲起 死也一片浮雲滅 (생야일편부운기 사야일편부운멸)
浮雲自體本無實 生死去來亦如然 (부운자체본무실 생사거래역여연)
생(生)이란 한조각 뜬구름이 일어 남이요.
죽음(死) 이란 한조각 뜬구름이 스러짐이라.
뜬구름 자체가 본래 실체가 없는 것이니
'나고죽고 오고감' 이 역시 그와 같다네.
천가지 계획과 만가지 생각이
불타는 화로(火爐)위의 '한점 눈(雪)' 이로다.
논갈이 소(牛)가 물위를 걸어가니 대지와 허공이 갈라 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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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대사 ( 西山大師) : 1520 ~ 1604 )
명승, 서예가, 법명 : 휴정 (休靜),
임진왜란 당시 1,700 명의 승병을 이끌고 평양 탈환전에 성공,
후(後) 제자 사명당 으로 하여금 일본과 강화를 체결 하게함.
전반 서예(書藝) 에도 능하였으나 필적은 현재 전하여 지지않고 있음.
저서 : 선가귀감 (禪家龜鑑), 문집 : 청허당집 (淸虛堂集)
묘향산 원적암에서 칩거하며 많은 제자를 가르치던 서산대사께서
85세의 나이로 운명하기 직전 위와 같은 시를 읊고 나서
많은 제자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가부좌를 하고 앉아 잠든 듯 입적 하셨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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