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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둥이 - 서정주(徐廷柱)
해와 하늘빛이
문둥이는 서러워
보리밭에 달 뜨면
애기 하나 먹고
꽃처럼 붉은 울음을 밤새 울었다.
({시인부락} 창간호, 193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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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을 편 지 / 김준현(金准鉉)
이 몸이 지금은 한 나절이 되어서
몇 근 안 되는 물소리에 저물고
이제 막 느끼는 세월, 세월에도 놀랍니다.
산색에 기대 졸다 소스라쳐 눈을 뜨면
뼈골 마디마디 드러눕는 하루하루
그 무늬 얼룩진 이마, 주름 위에 더합니다.
우리네 죽는 일이 사는 뜻과 겹쳐 뵐 때
비로소 찬연한 태양, 삶을 일러 잠 깨우고
살아서 죽 잖은 뜻이 대낮 같이 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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