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시

한국현대시와 시조 1수

임기종 2016. 2. 11.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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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촉도(歸蜀途) - 서정주(徐廷柱)

 

눈물 아롱아롱

피리 불고 가신 님의 밟으신 길은

진달래 꽃비 오는 서역(西域) 삼만 리.

흰 옷깃 여며 여며 가옵신 님의

다시 오진 못하는 파촉(巴蜀) 삼만 리.

 

신이나 삼아 줄 걸, 슬픈 사연의

올올이 아로새긴 육날 메투리.

은장도 푸른 날로 이냥 베어서

부질없는 이 머리털 엮어 드릴 걸.

 

초롱에 불빛 지친 밤하늘

굽이굽이 은하(銀河)물 목이 젖은 새.

차마 아니 솟는 가락 눈이 감겨서

제 피에 취한 새가 귀촉도 운다.

그대 하늘 끝 호올로 가신 님아.

 

(춘추} 32, 194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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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석 성 우

1

길 떠난 나의 말이 화려하게 변신하여

때로 꽃잎으로 때로 눈송이로

언제쯤 업을 삭이고 잠에 들지 모른다.

2

내 삶을 사면할 이 그 어디에 숨었나

칼날보다 시퍼런 세월 호랑이 등에 앉아

이 뭣고 화두 하나에 마감하는 이승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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