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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촉도(歸蜀途) - 서정주(徐廷柱)
눈물 아롱아롱
피리 불고 가신 님의 밟으신 길은
진달래 꽃비 오는 서역(西域) 삼만 리.
흰 옷깃 여며 여며 가옵신 님의
다시 오진 못하는 파촉(巴蜀) 삼만 리.
신이나 삼아 줄 걸, 슬픈 사연의
올올이 아로새긴 육날 메투리.
은장도 푸른 날로 이냥 베어서
부질없는 이 머리털 엮어 드릴 걸.
초롱에 불빛 지친 밤하늘
굽이굽이 은하(銀河)ㅅ물 목이 젖은 새.
차마 아니 솟는 가락 눈이 감겨서
제 피에 취한 새가 귀촉도 운다.
그대 하늘 끝 호올로 가신 님아.
(춘추} 32호, 194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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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석 성 우
1
길 떠난 나의 말이 화려하게 변신하여
때로 꽃잎으로 때로 눈송이로
언제쯤 업을 삭이고 잠에 들지 모른다.
2
내 삶을 사면할 이 그 어디에 숨었나
칼날보다 시퍼런 세월 호랑이 등에 앉아
이 뭣고 화두 하나에 마감하는 이승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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