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시

한국현대시와 시조 1수

임기종 2016. 2. 4.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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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둥이 - 서정주(徐廷柱)

 

해와 하늘빛이

문둥이는 서러워

 

보리밭에 달 뜨면

애기 하나 먹고

 

꽃처럼 붉은 울음을 밤새 울었다.

 

({시인부락} 창간호, 193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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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을 편 지 / 김준현(金准鉉)

 

이 몸이 지금은 한 나절이 되어서

몇 근 안 되는 물소리에 저물고

이제 막 느끼는 세월, 세월에도 놀랍니다.

 

산색에 기대 졸다 소스라쳐 눈을 뜨면

뼈골 마디마디 드러눕는 하루하루

그 무늬 얼룩진 이마, 주름 위에 더합니다.

 

우리네 죽는 일이 사는 뜻과 겹쳐 뵐 때

비로소 찬연한 태양, 삶을 일러 잠 깨우고

살아서 죽 잖은 뜻이 대낮 같이 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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