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울 릉 도 - 유치환(柳致環)
동쪽 먼 심해선(深海線) 밖의
한 점 섬 울릉도로 갈거나.
금수(錦繡)로 굽이쳐 내리던
장백(長白)의 멧부리 방울 뛰어,
애달픈 국토의 막내
너의 호젓한 모습이 되었으리니,
창망(蒼茫)한 물굽이에
금시에 지워질 듯 근심스레 떠 있기에
동해 쪽빛 바람에
항시 사념(思念)의 머리 곱게 씻기우고,
지나 새나 뭍으로 뭍으로만
향하는 그리운 마음에,
쉴 새 없이 출렁이는 풍랑 따라
밀리어 오는 듯도 하건만,
멀리 조국의 사직(社稷)의
어지러운 소식이 들려 올 적마다,
어린 마음 미칠 수 없음이
아아, 이렇게도 간절함이여!
동쪽 먼 심해선 밖의
한 점 섬 울릉도로 갈거나.
(시집 {울릉도}, 1948)
------------------------------
백 미러 /민 병 도
몰랐네, 하루에도 여러 차례 핸들을 잡고
백 미러를 보면서도 내 진작 알지 못했네
앞으로 가기 위해선 뒤도 봐야 하는 것을.
불빛이 번쩍이고 크락숑이 울릴 때까진
내가 설마 장애물인줄 짐작하지 못했네
저만치 물러난 구름은 두고 가야 하는 것을.
90도 급커브 지나 짐작에도 없던 꽃들이
환하게 피어 있는, 피어서 흔들리는
앞으로 나가기 위해 뒤를 봐야 한다는 것을.
'한국현대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국현대시와 시조 1수 (0) | 2016.04.12 |
---|---|
한국현대시와 시조 1수 (0) | 2016.04.11 |
한국현대시와 시조 1수 (0) | 2016.04.06 |
한국현대시와 시조 1수 (0) | 2016.04.05 |
한국현대시와 시조 1수 (0) | 2016.04.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