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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 - 김광섭(金珖燮)
저렇게 많은 중에서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서
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
밤이 깊을수록
별은 밝음 속에 사라지고,
나는 어둠 속에 사라진다.
이렇게 정다운
너 하나 나 하나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월간 중앙}, 196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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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고 서 있는 것은 /이 처 기
기둥을 세우고 철근으로 무장하여
허락지 않은 텃밭을 버티고 서 있는
외양은 의젓하지만 텅 빈 허수아비
첫 눈물 외면하고
진단을 거부하고
초원을 염치없이 점령한 점령군에
순수의 지상의 풍경 내 주었네. 저렇게
냉기진 미라에 실핏줄을 잇게 하다
무심한 내벽에 체온을 돌게 하다
각이 진
모서리 베던
신(神)은 지금 시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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