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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천(冬天) - 서정주 -
내 마음 속 우리 임의 고운 눈썹을
즈믄 밤의 꿈으로 맑게 씻어서
하늘에다 옮기어 심어 놨더니
동지 섣달 나르는 매서운 새가
그걸 알고 시늉하며 비끼어 가네.
-<현대문학>(1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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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만 석양 김 기 석
물 나간 갯벌바닥 주저앉은 목선 위에
갈매기도 도요새도 하루를 털고 앉아
수십 리 종종댄 걸음 해넘이로 녹인다.
잔파도 일렁거려 조여드는 물빛 위에
푸르게 도도한 섬 그림자 잊어 가고
먼 바다 건너간 해가 저지른 일 감춰 간다.
햇살은 목젖에 걸려 찰나가 휘청이고
눈, 멀어 가는 항구는 고요가 도지는데
치켜든 더듬이 끝에 게[蟹]걸음이 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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