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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팔매 - 신석초 -
바다에, 끝없는
물ㅅ결 위으로
내, 돌팔매질을 하다.
허무(虛無)에 쏘는 화살 셈치고서.
돌알은 잠깐
물 연기를 일고,
금빛으로 빛나다
그만, 자취도 없이 사라지다.
오오, 바다여!
내 화살을
어디다, 감추어 버렸나,
바다에,
끝없는 물결은,
그냥 가마득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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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자화상 /강 호 인
시간을 탐식해 온 나는 한 마리 벌레였나
단풍 물든 나무 아래 주워 든 잎새 하나
인연의 실밥을 풀어 준 바람 소리 묻혀 있네
질경이 습성이듯 뽑아 올린 네 줄기 꽃대
저마다 꽃 피우고 옹근 열매 맺는 것을
기원의 망루에도 올라 폭죽 같은 별을 보고
내 영혼의 작은 영토 언어의 사원에서
반디 같은 시편들로 간간이 등불 켜고
저 앓는 풍찬노숙의 저자로 빈자(貧者)의 길나설 땐가
아무렴, 산다는 게 그렇고 그런 게지
여일(餘日)을 하루같이 거울 보듯 닮아 갈
아내여, 그대 눈주름은 마냥 환한 보름달
갈꽃인양 흰물 들어 흩날리는 머리카락
지명(知命)의 꼭지마루 노을 한 짐 부려 놓고
한 잔의 적멸을 받들 두 손 씻을 물 소리 듣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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