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시

한국 현대시와 시조 1수

임기종 2017. 8. 29.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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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팔매 - 신석초 -

 

바다에, 끝없는

결 위으로

, 돌팔매질을 하다.

허무(虛無)에 쏘는 화살 셈치고서.

 

돌알은 잠깐

물 연기를 일고,

금빛으로 빛나다

그만, 자취도 없이 사라지다.

 

오오, 바다여!

내 화살을

어디다, 감추어 버렸나,

바다에,

끝없는 물결은,

그냥 가마득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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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자화상 /강 호 인

 

시간을 탐식해 온 나는 한 마리 벌레였나

단풍 물든 나무 아래 주워 든 잎새 하나

인연의 실밥을 풀어 준 바람 소리 묻혀 있네

 

질경이 습성이듯 뽑아 올린 네 줄기 꽃대

저마다 꽃 피우고 옹근 열매 맺는 것을

기원의 망루에도 올라 폭죽 같은 별을 보고

 

내 영혼의 작은 영토 언어의 사원에서

반디 같은 시편들로 간간이 등불 켜고

저 앓는 풍찬노숙의 저자로 빈자(貧者)의 길나설 땐가

 

아무렴, 산다는 게 그렇고 그런 게지

여일(餘日)을 하루같이 거울 보듯 닮아 갈

아내여, 그대 눈주름은 마냥 환한 보름달


갈꽃인양 흰물 들어 흩날리는 머리카락

지명(知命)의 꼭지마루 노을 한 짐 부려 놓고

한 잔의 적멸을 받들 두 손 씻을 물 소리 듣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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