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좋아서 - 2/22 관악 번개산행 후기
그냥 좋아서....
봄이 저쯤 온 것 같아서..
운악산 신청이 늦어
77 입사동기 무작정 번개 신청을 했다.
참석인원이 적을 것 같고 등등..
3명이 안되면 취소한다는 애교섞인 공갈도 하면서...
새벽에 인터넷을 검색해봤다.
이동지가 오겠단다. 채 동지도 오겠단다.
그럼 됐다. 기존 4명에 6명이다. 적당한 인원이 구성됐다.
다들 은행 지점장. 본사 부장으로 퇴임한 노털들이다.
아침 일찍 집결지인 4호선 과천역 7번 출구에서 기다렸다.
김동지가 보인다. 정확한 시간이다. 다음으로 이회장,
양동지는 한정거장 더 갔다가 왔단다.
이동지는 약 10분 후 도착했다.
시간에 맞춰 왔는데 과천역사 내가 너무 멀어서 지체 되었단다.
그러면 집결시간은 맞춘거다.
10시 10분 우리는 관악산으로 향했다. 과천 향교에서 채동지를 만났다.
숲해설 강사 자격증 공부를 마쳤다고 한다.
이동지는 횡성에서 산양산삼을 키우고 있다.
나이들면 나이만 생각하는 것은 바보짓이다. 움직여야 하고 긍적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나이든 나를 보아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래서 더 긍정적으로 움직여야 내 삶을 유지 할수 있는 것이다.
바위길이 거의 전부인 관악산, 그래서 악자가 붙었나 보다.
쉬다가 오르다가 연주암에 다다른다.
양동지가 한 말이 생각난다. 60넘은 사람들이 잘 걷는단다.
연주암에서 들리는 독경소리, 뭔소리인지 모르겠다. 웅얼 웅얼하는 게 전에 듣던 염불소리와는 좀 다른 것 같다.
마침 연주암 식당에서는 등산객들을 위한 식사보시를 하고 있다.
우리는 연주암 뒷편 산을 오른다. 상당한 경사다. 그런데 전에 다니던 길이 폐쇄돼고 다른 길이 생겼다.
상당히 경사가 급하고 바위를 타야 했다. 하지만 거뜬했다.
아니 이 영감들이 이렇게 산을 잘타면 어쩌란 말인가.
연주암 뒷편 헬기장에서 점심을 먹는다.
밑에서 사온 김밥, 그리고 각자가 싸온 떡, 김치, 내가 포항에서 가져온 고래고기, 말이 고래지 이건 곱새기다. 곱새기 고기는 돌고래로 콤콤한 냄새가 난다. 그래서 멸치 젓갈에 찍어 먹는다
소주와 막걸리로 고픈 속을 달래는데 빈 옆자리에 20여명의 등산객이 차지한다.
그런데 갑자기 어떤 여자가 옆으로 와서 ‘아니 이건 고래고기다’ 라고 말한다.
맞다고 말하며 한점 줬더니 엄청 반긴다. 고향이 영덕이란다.
맞다. 영덕이면 고래고기 맛을 안다. 밍크든 곱새기든 먹어본 사람이 아는 거다.
산에서 맞나는 사람은 격이 없다.
선뜻 오빠란다. 포항 가재미 무침을 건네 준다. 그리고 불그스레한 음료를 한잔 주는데 내가 맛을 보니 복분자 섞은 막걸리다.
남은 고래 고기 몇점을 넘겨주고 우리는 국기봉을 향했다.
이길을 몇 번 다녀본 적이 있었지만 오랜만에 다시 찾으니 생소하다.
바위 사이, 언덕 아래를 내려 가다가 물어서 국기봉에 다다른다. 오는길은 바위 틈새로 내려오는데 조금 힘든 길이다.
국기봉에서 태극기를 뒤로 두고 우리는 사진을 찍는다.
아베 사망을 위한 묵념을 하려다 말았다
하산길, 또다시 바위길이다.
이동지는 내가 가끔씩 안내하는 길이 좀 힘들다는 눈치다.
우리는 입산후 약 6시간 후에 안양 관양동 관양고등학교 뒤로 하산했다.
그냥 헤어지는 것이 서운하지 않으면 동기가 아니겠지.
관양동 시장을 헤메다가 순대국집을 찾았다.
편육 한접시 순대 1접시를 두고 소주 맥주 막걸리를 시켰다.
그런게 뒤에 보니 유화 캔버스가 보인다.
내가 들여다 보았더니 상당한 솜씨 그림이다.
주인에게 누가 그렸나 하니 딸이 그렸단다. 대단한 솜씨라고 칭찬해주고 술국 2그릇을 얻었다.
사실 잘그린 그림이다. 딸인데 건대 미대 2학년이란다.
우리는 술몇병을 더 마시고 길건너 버스 정류장으로 간다.
그리고, 정산 사항이다. 1인당 만원 씩 총 6만원 걷어서 2만9천원 계산하고
3만 천원 내가 보관하고 있다.
이건 빚인데.....
버스정류장에서 오줌이 마려운데 주변 건물의 화장실은 왜이리 잠겨 있는지.
자비는 보시인데.
화장실 보시 하나 추가를 부처님께 강력히 강력히 주장한다.
어쨋든 즐거운 시간이었다.
이왕 내친 김에 가끔 우리 77동기회 번개를 치려고 한다.
번개코스는 무진하니까.
참,
한마디만 더하자.
‘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
'여행 ,그림 그리고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박수근 (0) | 2014.02.28 |
---|---|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1501-1540) (0) | 2014.02.28 |
대부도 해솔길 부엉이 가족 (0) | 2014.01.27 |
선자령 가는길 (0) | 2014.01.22 |
선자령에서 (0) | 2014.01.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