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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에 대하여 - 벨포 경
우리가 최상의 진리라고 여기는 것은
절반의 진리에 불과하다.
어떤 진리에도 머물지 말라.
그것을 다한 한여름밤을 지낼 천막으로 여기고
그곳에 집을 짓지 말라.
왜냐하면 그 집이 당신의 무덤이 될 테니까.
그 진리에 회의를 느끼기 시작할 때
그 진리에 반박하고 싶은 생각이 들 때
슬퍼하지 말고 오히려 감사히 여기라.
그것은 침구를 거두어 떠나라는
신의 속삭임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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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사꽃 그늘 이승은
골짝에 접어들수록 마음처럼 붉어진 길
눈물도 그렁그렁 꽃잎 따라 필 것 같다
고샅길 홀로된 집 한 채 숨어 우는 너도 한 채
복사꽃 그늘에서 삼키느니, 밭은기침
선홍의 내 아가미 반짝이며 떠돌다가
끝내는 참지 못하고 가지마다 뱉어낸 꽃
우리 한때 들끓었던 것 참말로 다 참말이던 것
날카롭게 모가 서는 언약의 유리 조각에
메마른 혀를 다친다, 오래고 먼 맹세의 봄
〈2007년 26회 중앙시조대상 수상작〉
이승은 시집"환한적막" [동학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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