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담(肉談) 35.아니 이게 뭐야
어느 산파가 한 임산부 집에 왕진을 갔다. 그런데 그 집 남자가 산파의 얼굴이 예쁜 걸 보고 딴 생각이 났다. 그 남자는 즉시 빈집을 한 채 얻어 병풍과 족자 등 가구를 차려 안방처럼 꾸민다. 그리고 방을 캄캄하게 한 후 벌거벗고 이불 속에 드러눕는다. 여종에게 마당에 약탕관을 설치하고 궁귀(芎歸) 등속을 쪄 출산이 가까운 것처럼 한 후 교자(轎子)를 보내 산파를 불러 왔다. 산파가 방안으로 들어와 이불 속에 손을 넣어 산모의 윗배에서 아래까지 이곳저곳 주무르는데 배가 별로 부르지도 높지도 않다. 산파가 이상해 다시 여러 번 아래위를 어루만지다가 음문(陰門) 근처에 다다르니 남자의 양물(陽物)이 크게 솟구쳐 배꼽을 향해 누워있다. 산파가 깜짝 놀라 뛰쳐나오니 여종이 웃으면서 묻는다.
“우리 집 가시내가 어느 때나 해산을 하겠습니까”
그러자 산파가 말한다.
“어린아이의 머리가 먼저 나오면 순산(順産), 발이 먼저 나오면 역산(逆産)이요, 손이 먼저 나오면 횡산(橫産)인데 이 아이는 신(腎 양물)이 먼저 나오니 이런 경우는 생전 처음 봤다. 하물며 양물 크기가 네 할애비 대가리보다 큰지라 금방 순산하기는 어렵겠노라”
했다 한다. -어수록(禦睡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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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간 행위의 결정인 임신은 결혼을 했건 하지 않았건 두 사람이 저지른 순간행위에 대한 책임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너무 빈번한 임신이야 말로 사랑의 행위에 커다란 걸림돌이 된다.
그러면 과거에는 어떻게 피임을 했을까?
공식적으로 확인된 피임의 역사는 기원전 1850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집트의 파피루스 기록에는 임신을 막으려면 악어 똥과 식물 추출물을 벌꿀과 함께 질 내에 넣으라고 써 있다. 또 아카시아 잎과 벌꿀을 섞어 면으로 된 봉에 묻혀 넣으라는 글도 있다. 훗날 연구에서 아카시아 잎이 발효되면서 젖산을 만들어 정자의 운동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외에도 피임용 약제로 천연탄산소다, 양배추, 명반, 무화과 껍질, 석류, 소금 등이 사용됐다. 이것들은 모두 질 내에 삽입하는 좌약이었는데 성공률은 고작 50% 정도였다. 반면 명반은 효과가 너무 지나쳐서 불임증에 걸릴 정도였다. 또 밀납과 해초 등으로 넓은 판을 만들어 자궁입구를 막아 정자의 통과를 차단시키려는 노력도 했다고 한다.
유명한 여성 편력가 카사노바는 속을 파낸 레몬 조각을 여성의 질 입구에 넣어 피임의 효과를 봤는데 이는 오늘날 질 내 삽입식 여성 피임기구의 시초라고도 한다. 이같은 여성피임기구는 오늘날 한동안 가족계획 목적으로 국가에서 장려했던 피임방법으로 결혼한 부인들이 많이 하고 있는데 이것은 사하라 사막을 오가는 낙타상들이 사막을 건너는 동안 낙타의 임신을 막기 위해 사용하던 방법이라고 하며 영국 의사들에 의해 인간에게도 사용되게 된 것이다.
물론 전혀 의학적 근거를 찾을 수 없는 미신같은 방법도 많았다.
프랑스에서는 남자가 오른발부터 침대에 들여놓으면 임신이 되지 않는다 하고 독일에서는 남자의 구두를 베게 밑에 두면 임신을 막을 수 있다고 믿었다. 그리스에서는 노새의 자궁이나 정소, 발굽을 먹으면 임신이 되지 않는다는 등 비과학적 이야기들이 전해지지만 과학적 근거를 갖는 것은 그리스의 아리스토텔레스가 고안해낸 것으로 여성 자궁 안에 납이 들어간 연고나 올리브유와 유향(열대 식물인 유향수의 진을 말린 수지), 서양 삼의 지방 등을 넣는 방법이 있었다고 한다. 이것들은 정자의 활동력을 현저히 약화시킨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입증된다고 한다. 하지만 로마시대까지 원치 않는 임신을 하게 되면 아이를 죽이는 것이 통용됐다고 전한다. 남자용 피임기구인 콘돔은 약 4백년전부터 사용됐으며 1950년에 먹는 피임약이 최초로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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