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학과 재치

육담(肉談). 담벼락의 쥐구멍

임기종 2024. 12. 7. 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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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부인을 끌고 사또한테 와서

"제 마누라인데 외간남자와 서방질을 해대서 못 살겠습니다"

사또가 그 말을 듣고

"왜 남편을 두고 외간 남자와 서방질을 하느냐"

고 다그쳤다. 그러자 그녀는 태연하게 변명하길

"저한테 달린 것 좀 빌려달라고 해서 잠깐 빌려 줬는데 무슨 상관인가요"

사또는 즉석에서 판결을 내리지 못하고 궁리하다가 옆을 보니 쥐가 담벼락사이로 들락거리고 있었다. 사또는 옳거니 하고 무릎을 치면서 그곳을 가리키고 남편에게

"저게 무슨 구멍이냐"

"쥐구멍 입니다"

다시 부인에게 물으니

"쥐구멍이 맞습니다."

"틀림없이 쥐구멍이지"

"저 구멍이 네 말대로 하면 담벼락에 붙었으니 담구멍이라 해야지 왜 쥐구멍이라 하느냐?"

"쥐가 들락날락 하니 쥐구멍입니다"

"그래 맞다. 아무리 너한테 붙었다 하더라도 네 것이 아니고 맨 처음 너한테 들락날락한 사람 것이니 네 맘대로 하면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