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학과 재치

육담(肉談) . 이 물건 때문에

임기종 2024. 12. 9. 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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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어느 마을의 부자가 조강지처와 첩을 두고 살았다. 밤에 첩에게 가면 본처가 싫어하고 본처에게 가면 첩이 샘을 내고 둘이 시샘하는 꼴을 보고 있자니 환장할 노릇이었다. 남편이 생각다 못해 두 여자가 보는 가운데 칼을 가지고 와서

"에이, 너희들이 싸움만 하는 건 바로 이 물건 때문이니까 잘라버리고 말겠다"

하고 으름장을 놓으면서 정말 잘라버린 것처럼 속임수를 썼다. 그러자 두 처가 눈물을 흘리며 대성통곡을 했다. 그때 담장 밖에서

"좆 때우시오, 좆 때우시오"

솥 때우시오하는 소리를 잘못 들었던 것이었다. 그 소리에 귀가 번쩍 뜨인 두 처가 땜쟁이를 불러놓고 물었다.

", 세상에 가마 때우는 것도 보고 사발 때우는 것도 봤으나 대체 좆을 어떻게 때워요?"

", 다 때우지요. 원래대로 해 달라면 해주고 조금 굵게 헤 달라면 굵게도 하고 길이를 좀 길게 해 달라면 그렇게도 하지요."

그 말을 들은 본처가 들뜬 목소리로

"아재, 이왕이면 좀 굵게 본디보다 굵게 해서 때워주소"

하자 첩은

"굵게 하지 말고 좀 길게 해주오"

물건은 원래 그대로 있었으니 남편은 땜쟁이와 짜고 수술한 척하고 땜쟁이는 두처에게 들리게

"소원대로 때우고 갑니다. 품값이나 후하게 보내주소"

하고는 떠나갔다. 마침내 밤이 오자 두 처는 고민 끝에

"내가 차지하면 니가 싫을 꺼고 니가 차지하면 나도 섭섭할 테니 우리 남편을 가운데 눕혀 놓고 돌보자"

는 합의를 봤다. 그리하여 한 방에서 잠을 자게 됐는데 본처가 먼저 그 짓을 했다. 그런데 일을 치르고 보니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전보다 굵지 않았다. 그 다음 첩이 그것을 해봐도 전보다 길지 않았다. 두 처가 이상하다며 잠도 자지 않고 소근대자 남편이 한마디 했다.

"아이고, 이 한심한 것들아. 좆 때우는 땜쟁이가 어딨노. 원래 좆이 그 좆이지. 느그가 너무 싸우니까 그렇게 했지. 한 번만 더 싸워봐라, 그땐 정말 잘라버릴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