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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처녀가 물동이를 이고 우물에 물 길러 갔다가 물을 한동이를 이고 오면서 갓 시집 온 신부에게 말했다.
"첫날밤 겪은 은근한 이야기 좀 들려줘요."
그러자 신부가 흔쾌히 승낙했다.
"그게 무에 그리 어렵겠어."
하고는 자초지종을 이야기했다
"그날 밤 내가 신방에 들어서니까 신랑이 나를 보고 아주 기뻐하면서 나를 붙잡아 앉히고는 곧 옷을 벗기더니 끌어안고 이부자리 속으로 들어갔어. 그리고 사방 아래위를 어루만지더니 내 배에 올라타지 않겠어. 그러더니 어떤 물건 하나가 나의 양 다리 사이로 들어와서 잠 깐 들어왔다가 나갔다가를 되풀이했는데 얼마 후에 몸이 노곤하고 사지가 나른하며 정신이 혼미해지더니 앓는 소리가 저절로 새어 나오면서 방광이 열리고 익수가 쏟아져 나오지 뭐야."
처녀가 여기까지 듣고는 두 손으로 머리 위에 물동이를 잡은 줄도 모르고 힘주어 손을 당기면서 중얼거렸다.
"그럴 거야. 음 그럴 거야."
그 당기는 손의 힘이 얼마나 셌던지 물동이 밑바닥이 깨어져 처녀가 물동이 속으로 머리를 내밀어 황새 모가지가 되었다. 처녀는 물을 둘러쓰고서도 연신 '그럴 거야'를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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