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학과 재치

육담(肉談). 살꽁지

임기종 2025. 3. 2.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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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어느 작은 마을에 처녀 총각이 살았다. 하루는 총각이 나무하러 산에 가보니 마침 처녀도 나물 캐러 와 있었다. 주위를 둘러봐도 사람들은 아무도 없고 딱 둘뿐이었다. 총각은 엉큼한 생각이 들어서 수작을 꾸미기 시작했다.

"너 나물 다 캤니?"

", 너 나무 다 했어?"

", 그러면 우리 점심이나 먹으러 가자."

둘은 자연스럽게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아서 가지고 온 점심 보자기를 풀었다. 그런데 총각은 무얼 좀 알았던 모양이지만 이 처녀는 맹한 구석이 있어서 남녀의 일에 관해서는 전혀 몰랐다. 총각이 넌지시 말했다.

"저 옹달샘에 가서 물을 좀 마시려고 하는데 나를 좀 붙잡아 줄래?"

"그래."

총각 녀석은 그 대답을 듣더니만 갑자기 옷을 벗기 시작했다.

"물 먹는데 옷은 왜 벗어?"

처녀가 묻자 총각이 둘러댔다.

"혹시라도 물에 빠져서 이 옷을 적시면 어떻게 입어? 그러니까 미리 벗는거야."

", 그렇구나."

그러더니만 총각은 넙죽 엎드리면서 뒤를 향해 소리쳤다.

"내 다리 사이에 살꽁지가 하나 달려 있지. 그걸 꼭 잡아라."

처녀는 멋도 모르고 그 문제의 살 꽁지를 잡았는데 처음에는 한손으로 잡았지만 자꾸 굵어지니까 두 손으로 꼭 잡았다. 처녀가 당황하기 시작했다.

"아이고, 살꽁지 터진다. 물 좀 그만 먹어라. 살꽁지 터진다. 살꽁지 터져."

"그래 꼭 잡아라, 터지기 전에 꼭 잡아라. 잘못하면 빠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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