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학과 재치

육담(肉談). 바보 사위

임기종 2025. 3. 4.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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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바보가 장가를 들었는데 처갓집 나박김치가 일품이었다. 저녁에 신방에 들어서도 신랑은 나박김치 생각뿐이었다. 신랑은 신부에게 물어 보았다.

"이봐 색시야, 거 아까 저녁상에 있던 그게 뭐야?"

"무얼 말씀하시는지요?"

"네모난 무에 시원한 국물이 있는 그거 말이야."

", 나박김치요?"

"그거 이름이 나박김치야? 그런데 그거 어디 있지?"

"부엌에 가면 있지요."

보통 사람같으면 신부에게 이야기하든가 장모를 불러서 부탁할텐 데 이 사람은 신부가 잠들기를 기다렸다가 부엌으로 몰래 숨어 들어갔다. 그는 부엌 여기저기를 뒤지다가 부뚜막 위에 놓인 조그만 옥단지를 발견했다. 사위 대접을 하려고 조그만 단지에 정성스레 담아 놓은 것이 여간 맛깔스럽지 않았다. 그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두 손을 단지 속에 집어넣고 나박김치를 욕심껏 움켜쥐었다. 그러나 아뿔싸! 그 상태로 손을 빼려고 하니 통 빠지지를 않았다. 사위는 다급해서 한마디 했다.

"옥단지야 날 놔라! 나박김치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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