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시

한국현대시와 시조 1수

임기종 2016. 3. 24.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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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리 움         - 이용악(李庸岳)

 

눈이 오는가 북쪽엔

함박눈 쏟아져 내리는가

험한 벼랑을 굽이굽이 돌아간

백무선(白茂線) 철길 위에

느릿느릿 밤새어 달리는

화물차의 검은 지붕에

 

연달린 산과 산 사이

너를 남기고 온

작은 마을에도 복된 눈 내리는가

 

잉크병 얼어드는 이러한 밤에

어쩌자고 잠을 깨어

그리운 곳 차마 그리운 곳

 

눈이 오는가 북쪽엔

함박눈 쏟아져 내리는가

({협동}, 194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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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 /이 두 화

 

어머님 손때 묻어 여물어진 다듬이 돌

양지바른 대청마루 반듯하게 뉘어놓고

까치 새 웃는 소리에 자식 옴을 기다려

 

홍시 감 담은 옹기 하루에도 두 세 번씩

열고 닫고 만져보며 싸리문 바라본다

까치 새 웃는 소리에 손자 옴을 기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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