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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驛) - 한성기(韓性祺)
푸른 불 시그널이 꿈처럼 어리는
거기 조그마한 역이 있다.
빈 대합실(待合室)에는
의지할 의자(椅子) 하나 없고
이따금
급행열차(急行列車)가 어지럽게 경적(警笛)을 울리며
지나간다.
눈이 오고 ……
비가 오고 ……
아득한 선로(線路) 위에
없는 듯 있는 듯
거기 조그마한 역(驛)처럼 내가 있다.
({문예}, 19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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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에서 /류 상 덕
눈물에 젖어 살던 사람 하나 그립거든
저녁놀 곱게 타는 바닷가에 앉아 보소
이 세상 험난한 시름 잊을 법도 합니다.
소식조차 끊고 살면 다가오는 파도소리
수평선에 홀로 앉은 외론 섬이 되더라도
밤이면 별 틈에 피는 그리움이 보입니다.
얼마나 부질없는 몸부림에 울었던가
모래밭에 새겨놓은 발자국보다 못한 것을
껴안고 살았던 육신 그도 잠을 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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