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시

한국현대시와 시조 1수

임기종 2016. 6. 1.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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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상(具常)


 


땅이 꺼지는 이 요란 속에서도


언제나 당신의 속사귐에


귀 기울이게 하옵소서.


 


내 눈을 스쳐가는 허깨비와 무지개가


당신 빛으로 스러지게 하옵소서.


 


부끄러운 이 알몸을 가리울


풀잎 하나 주옵소서.


 


나의 노래는 당신의 사랑입니다.


당신의 이름이 내 혀를 닳게 하옵소서.


 


이제 다가오는 불 장마 속에서


'노아'의 배를 타게 하옵소서.


 


그러나 저기 꽃잎 모양 스러져 가는


어린 양들과 한 가지로 있게 하옵소서.


 


(시집 {초토의 시},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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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수첩/림 혜 미





누가 내 가난한


수첩을 훔쳐 갔을까





훔쳐다가 어디에 버렸을까


꽃과 수풀 하늘과 바다





한 소절 살아온 생애


하얀 번민 그 거미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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