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시

한국현대시와 시조 1수

임기종 2016. 6. 2.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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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성기(韓性祺)

 

푸른 불 시그널이 꿈처럼 어리는

거기 조그마한 역이 있다.

 

빈 대합실(待合室)에는

의지할 의자(椅子) 하나 없고

 

이따금

급행열차(急行列車)가 어지럽게 경적(警笛)을 울리며

지나간다.

 

눈이 오고 ……

비가 오고 ……

 

아득한 선로(線路) 위에

없는 듯 있는 듯

거기 조그마한 역()처럼 내가 있다.

 

({문예}, 19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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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에서 /류 상 덕

 

눈물에 젖어 살던 사람 하나 그립거든

저녁놀 곱게 타는 바닷가에 앉아 보소

이 세상 험난한 시름 잊을 법도 합니다.

 

소식조차 끊고 살면 다가오는 파도소리

수평선에 홀로 앉은 외론 섬이 되더라도

밤이면 별 틈에 피는 그리움이 보입니다.

 

얼마나 부질없는 몸부림에 울었던가

모래밭에 새겨놓은 발자국보다 못한 것을

껴안고 살았던 육신 그도 잠을 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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