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시

한국현대시와 시조 1수

임기종 2016. 6. 24.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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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비 - 이수복(李壽福)


 


이 비 그치면


내 마음 강나루 긴 언덕에


서러운 풀빛이 짙어 오것다.


 


푸르른 보리밭길


맑은 하늘에


종달새만 무어라고 지껄이것다.


 


이 비 그치면


시새워 벙글어질 고운 꽃밭 속


처녀애들 짝하여 새로이 서고,


 


임 앞에 타오르는


향연(香煙)과 같이


땅에선 또 아지랭이 타오르것다.


 


(시집 {봄비}, 19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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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해를 생각하며백담사에서/김 남 환



 


짙은 물안개 열고


다가오는 임의 미소


천년의 등불인양 깊고 투명한 눈빛


눈부신 두루마기 자락


옥색바람이 인다.



 


거센 무소의 뿔로


홀로 헤친 쑥대밭을


넝마로 찢기우며 펄럭이던 푸른 노래


그 절규 푸른 메아리로


설악을 휘감더니



 


시방도 울려오는


봉정암 인경소리


살아서 굽이치는 혼의 강을 짚어보면


대청봉 시린 낮달로


피어나신 화두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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