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시

한국현대시와 시조 1수

임기종 2016. 6. 27.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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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 김종삼(金宗三)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시가 뭐냐고


나는 시인이 못됨으로 잘 모른다고 대답하였다.


무교동과 종로와 명동과 남산과


서울역 앞을 걸었다.


저물녘 남대문 시장 안에서


빈대떡을 먹을 때 생각나고 있었다.


그런 사람들이


엄청난 고생 되어도


순하고 명랑하고 맘 좋고 인정이


있으므로 슬기롭게 사는 사람들이


그런 사람들이


이 세상에서 알파이고


고귀한 인류이고


영원한 광명이고


다름아닌 시인이라고.


 


(시집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1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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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과 파도/김 기 석



 


나는 섬 그는 파도 순명이 등등한데


파도가 높아지면 섬도 같이 솟아올라


맞닿은 파도 자리에


둘이 서로 부서진다



 


삭지 못한 가슴앓이 조약돌로 굴려놓고


우려 온 세월 뒤에 서리 맞은 억새꽃


당기고 밀린 바다에


그림자만 검구나



 


노을은 어느 사이 독백에 물이 들고


극성떠는 파도는 물러설 기미 없어


어물쩍 돌아앉은 섬


파도소리 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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