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시

한국 현대시와 시조 1수

임기종 2016. 7. 13.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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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 신동엽(申東曄)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누가 구름 한 송이 없이 맑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네가 본 건, 먹구름

그걸 하늘로 알고

일생을 살아갔다.

 

네가 본 건, 지붕 덮은

쇠 항아리,

그걸 하늘로 알고

일생을 살아갔다.

 

닦아라, 사람들아

네 마음속 구름

찢어라, 사람들아,

네 머리 덮은 쇠 항아리.

 

아침 저녁

네 마음속 구름을 닦고

티없이 맑은 영원의 하늘

볼 수 있는 사람은

외경(畏敬)

알리라.

 

아침 저녁

네 머리 위 쇠 항아릴 찢고

티없이 맑은 구원(久遠)의 하늘

마실 수 있는 사람은

 

연민(憐憫)

알리라

차마 삼가서

발걸음도 조심

마음 조아리며.

 

서럽게

, 엄숙한 세상을

서럽게

눈물 흘려

살아가리라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누가 구름 한 자락 없이 맑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고대문화}, 196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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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강/유 자 효

 

한 여름

푸른 밤에

보름달은

강에 뜨고

 

도롱이

늙은 어부

검은 강을

저어 가고

 

와스스

대바람 소리

흩날리는

빗방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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