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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 - 이 상 -
문(門)을암만잡아다녀도안열리는것은안에생활(生活)이모자라는까닭이다.
밤이사나운꾸지람으로나를졸른다.
나는우리집내문패(門牌)앞에서여간성가신게아니다.
나는밤속에들어서서제웅처럼자꾸만감(減)해간다.
식구(食口)야봉(封)한창호(窓戶)어데라도한구석터놓아다고내가수입(收入)되어들어가야하지 않나.
지붕에서리가내리고뾰족한데는침(鍼)처럼월광(月光)이묻었다.
우리집이앓나보다그러고누가힘에겨운도장을찍나보다.
수명(壽命)을헐어서전당(典當)잡히나보다.
나는그냥문(門)고리에쇠사슬늘어지듯매어달렸다.문(門)을열려고안열리는문(門)을열려고.
-<카톨릭청년>(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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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 정형석
어머니...
오늘밤은
막둥이로 돌아가서
깨금발 텃마당 돌다 하늘 금 올려보며
괜스레 우쭐되었던
삼동(參洞)골이 보이네요.
어머니...
그 한마디는
불혹(不惑)의 허리에서
늦가을 댓잎 이슬 일렁이는 동화(童話)처럼
돌무지 사금파리로
달빛 속에 어리네요.
어머니
갓밝이면
툭.툭. 털고 갈랍니다
저녁노을 시름겨워 박꽃마저 졌더라도
움켜진 가녀린 한 올
불쏘시개로 품어 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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