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시

한국 현대시와 시조 1수

임기종 2016. 9. 6.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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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격 - 안도현 -

 

숲을 멀리서 바라보고 있을 때는 몰랐다.

나무와 나무가 모여

어깨와 어깨를 대고

숲을 이루는 줄 알았다.

나무와 나무 사이

넓거나 좁은 간격이 있다는 걸

생각하지 못했다.

벌어질 대로 최대한 벌어진,

한데 붙으면 도저히 안 되는,

기어이 떨어져 서 있어야 하는,

나무와 나무 사이

그 간격과 간격이 모여

울울창창 숲을 이룬다는 것을

산불이 휩쓸고 지나간

숲에 들어가 보고서야 알았다.

-<너에게 가려고 강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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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 위 /고 방 규

 

 

천 년의 비바람을 안고서 홀로 묵묵

수평선 바라보며 인고의 세월 속에

오늘도

흔들림 없이

그대 모습 그자리.

 

긴 세월 주섬주섬 푸른 물 집어먹고

그리움 기다리는 파도의 아픔 인데

말없이

굳어버린 몸

돌아오나 이 밤도

 

잊어진 세월 속에 떠오른 당신이여

연지 꽃 붉은 태양 보듬고 돌아앉자

세월 속

상처 난 얼굴

바람 속에 파묻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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