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시

한국 현대시와 시조 1수

임기종 2016. 9. 8. 07:24
728x90



 

강강술래 -이동주

                                                 

여울에 몰린 은어(銀魚).

삐비꽃 손들이 둘레를 짜면

달무리가 비잉 빙 돈다.

가아응 가아응 수우워얼 래에

목을 빼면 설움이 솟고 ……

백장미 밭에

공작이 취했다.

뛰자 뛰자 뛰어나 보자

강강술래

뇌누리에 테이프가 감긴다.

열두 발 상모가 마구 돈다.

달빛이 배이면 술보다 독한 것.

기폭(旗幅)이 찢어진다.

갈대가 스러진다.

강강술래.

강강술래.

 

- 시집 <강강술래>(1955) -

 

 

----------------------------


 

손톱 끝에 남은 봉선화/우 숙 자

 

 

샛별 같은 고운 추억

하늘의 은총인가

6.25의 뒤안길이 가을의 알곡처럼

길고 긴

지평 위에서

목마르게 누웠다.

 

 

네 이름 수묵화로

구름길 열어놓고

물이 되어 만날까 망향의 회한 속을

손톱에

남은 봉선화

첫눈 속에 익는다.

 


 


'한국현대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국 현대시와 시조 1수  (0) 2016.09.12
한국 현대시와 시조 1수  (0) 2016.09.09
한국 현대시와 시조 1수  (0) 2016.09.07
한국 현대시와 시조 1수  (0) 2016.09.06
한국 현대시와 시조 1수  (0) 2016.0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