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강강술래 -이동주 -
여울에 몰린 은어(銀魚)떼.
삐비꽃 손들이 둘레를 짜면
달무리가 비잉 빙 돈다.
가아응 가아응 수우워얼 래에
목을 빼면 설움이 솟고 ……
백장미 밭에
공작이 취했다.
뛰자 뛰자 뛰어나 보자
강강술래
뇌누리에 테이프가 감긴다.
열두 발 상모가 마구 돈다.
달빛이 배이면 술보다 독한 것.
기폭(旗幅)이 찢어진다.
갈대가 스러진다.
강강술래.
강강술래.
- 시집 <강강술래>(1955) -
----------------------------
손톱 끝에 남은 봉선화/우 숙 자
샛별 같은 고운 추억
하늘의 은총인가
6.25의 뒤안길이 가을의 알곡처럼
길고 긴
지평 위에서
목마르게 누웠다.
네 이름 수묵화로
구름길 열어놓고
물이 되어 만날까 망향의 회한 속을
손톱에
남은 봉선화
첫눈 속에 익는다.
'한국현대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국 현대시와 시조 1수 (0) | 2016.09.12 |
---|---|
한국 현대시와 시조 1수 (0) | 2016.09.09 |
한국 현대시와 시조 1수 (0) | 2016.09.07 |
한국 현대시와 시조 1수 (0) | 2016.09.06 |
한국 현대시와 시조 1수 (0) | 2016.09.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