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시

한국 현대시와 시조 1수

임기종 2016. 9. 9.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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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강술래 - 김준태 -

추석날 천릿길 고향에 내려가

너무 늙어 앞도 잘 보지 못하는

할머니의 손톱과 발톱을 깎아 드린다.

어느덧 산국화 냄새 나는 팔순 할머니

팔십 평생 행여 풀여치 하나 밟을세라

안절부절 허리 굽혀 살아오신 할머니

추석날 천릿길 고향에 내려가

할머니의 손톱과 발톱을 깎아 주면서

언제나 변함 없는 대밭을 바라본다.

돌아가신 할아버님이 그렇게 소중히 가꾸신 대밭

대밭이 죽으면 집안과 나라가 망한다고

가는 해마다 거름 주고 오는 해마다 거름 주며

죽순 하나 뽑지 못하게 하시던 할아버님

할아버님의 흰 옷자락을 그리워하며

그 시절 도깨비들이 춤추던 대밭을 바라본다.

너무 늙어 앞도 잘 보지 못하는

할머니의 손톱과 발톱을 깎아 주면서

강강술래 나는 논이 되고 싶었다

강강술래 나는 밭이 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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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는 /여 영 자

 

 

하얀 꽃 내리 익은

소슬 바람 향기에는

 

사랑하는 마음도

사랑받는 마음도

 

무한의

하늘을 향해

구도자가 되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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