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시

한국 현대시와 시조 1수

임기종 2017. 9. 11.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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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가는 배 - 박용철 -


나 두 야 간다.

나의 이 젊은 나이를

눈물로야 보낼 거냐.

나 두 야 가련다.

 

아늑한 이 항군들 손쉽게야 버릴 거냐

안개같이 물어린 눈에도 비치나니

골짜기마다 발에 익은 묏부리 모양

주름살도 눈에 익은 아아 사랑하는 사람들

 

버리고 가는 이도 못 잊는 마음

쫓겨가는 마음인들 무어 다를 거냐

돌아다 보는 구름에는 바람이 희살짓는다.

앞 대일 언덕인들 마련이나 있을 거냐

 

나 두 야 가련다

나의 이 젊은 나이를

눈물로야 보낼 거냐

나 두 야 간다.

 

- <시문학>(19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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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강 이 진 숙

 

초여름 새벽 강 둑 밟는 촉감, 간지럽다

가만히 앉아서 물속을 들여다보니

여명에 수많은 보석들이 잔물결에 흔들린다.

 

물속에 빠진 산은 묵묵히 그대론데

강물은 어쩌자고 파문을 일으키는지

비춰진 내 모습은 그대론데 마음은 왜 흔들리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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