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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기다리는 편지 -정호승-
지는 저녁 해를 바라보며
오늘도 그대를 사랑하였습니다.
날 저문 하늘에 별들은 보이지 않고
잠든 세상 밖으로 새벽달 빈 길에 뜨면
사랑과 어둠의 바닷가에 나가
저무는 섬 하나 떠올리며 울었습니다.
외로운 사람들은 어디론가 사라져서
해마다 첫눈으로 내리고
새벽보다 깊은 새벽 섬 기슭에 앉아
오늘도 그대를 사랑하는 일보다
기다리는 일이 더 행복하였습니다.
- <서울의 예수>(1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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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국화 이 전 안
붉은 웃음 번져오는 계절 속에 그대 있어
지나는 길손이듯 머뭇거려 쉬어간다
외로운 한 송이 들국화 내 곁에 두고 싶네.
서리 바람 섞어 치는 모질고 차가운 밤
창가 바라 지켜 서서 해말간 고운 미소
네 얼에 배인 사랑을 마음 밭에 심어 놓고.
너와 함께 걸어온 지난 시절 긴 여로
노을 빛 곱게 물든 한 송이 꽃 피어나
별처럼 초롱거리며 내 품안에 놀다 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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