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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세 노인이 쓴 산상수훈 -그랙 맥도널드
내 굼뜬 발걸음과
떨리는 손을 이해하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그가 하는 말을 알아듣기 위해
오늘 내 귀가 얼마나 긴장해야 하는가를
이해하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내 눈이 흐릿하고
무엇을 물어도 대답이 느리다는 걸
이해하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오늘 내가 물컵을 엎질렀을 때 그것을
별 일 아닌 걸로 여겨 준 자에게 복이 있나니,
기분 좋은 얼굴로 찾아와
잠시나마 잡담을 나눠 준 자에게 복이 있나니,
나더러 그 얘긴 오늘만도 두 번이나 하는 것이라고
핀잔 주지 않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내가 사랑받고 혼자가 아니라는 걸
알게 해주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내가 찾아갈 기력이 없을 때
내 집을 방문해 준 의사에게 복이 있나니,
사랑으로 내 황혼녘의 인생을 채워 주는
모든 이에게 복이 있나니,
내가 아직 살아 있을 수 있도록
나를 보살펴 주는 내 가족들 모두에게 복이 있나니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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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새 이일향
산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돌아가고
강은 저 혼자 흘러 어느 바다에 닿는지
억새는 해 저물도록 빈 하늘만 이고 있다
햇빛 바람 이슬 푸른 꿈은 피어나고
그리움 키를 넘어 먼 세월을 감도는데
목놓아 부르는 이름 노을 속에 묻혀 간다
안으로 타는 넋을 눈물로 어이 끄랴
눈비에 휘어진 몸 머리 풀어 춤을 춘다
천지가 은빛 울음으로 흔들리고 있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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