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부탁했다 -작자미상
(미국 뉴욕의 신체장애자 회관에 적힌 시)
나는 신에게 나를 강하게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
내가 원하는 모든 걸 이룰 수 있도록.
하지만 신은 나를 약하게 만들었다.
겸손해지는 법을 배우도록.
나는 신에게 건강을 부탁했다.
더 큰 일을 할 수 있도록.
하지만 신은 내게 허약함을 주었다.
더 의미있는 일을 하도록.
나는 부자가 되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행복할 수 있도록.
하지만 난 가난을 선물받았다.
지혜로운 사람이 되도록.
나는 재능을 달라고 부탁했다.
그래서 사람들의 찬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하지만 난 열등감을 선물받았다.
신의 필요성을 느끼도록.
나는 신에게 모든 것을 부탁했다.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지만 신은 내게 삶을 선물했다.
모든 것을 누릴 수 있도록.
나는 내가 부탁한 것을 하나도 받지 못했지만
내게 필요한 모든 걸 선물받았다.
나는 작은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신은 내 무언의 기도를 다 들어 주셨다.
모든 사람들 중에서
나는 가장 축복받은 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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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의 영토에 앉아 박 영 교
1.
가깝게 있어도 멀리 느껴지는 사람
먼 곳에 앉아 있어도 아주 가깝게 있는 이
사람 맘 어디서 시작되는 걸가 아무리 제어해도 안 된다.
2.
넌 나에게 산 첩첩 골 깊은 사람인가
골 푸른 살 메아리 진한 물 소리 같은 사람
살면서 어둠 헤치고 산골 밝은 목소리.
3.
겨울이라고 내 마음엔 흰눈 얹어 자리 잡을까
들길에 하루 종일 푸른 빛살 나르더니
풍경화 그늘을 지우며 뚝뚝 녹아 듣는 낙수.
4.
부석사 길 빙판 위를 오늘 손님 태우고 간다.
석축이며 석등 불상, 백팔계단 오르는 번뇌
발자국 가득히 채우는 무량수전 무거운 와가(瓦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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