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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무덤 앞에서-작자 미상
내 무덤 앞에서 눈물짓지 말라.
난 그곳에 없다.
난 잠들지 않는다.
난 수천 개의 바람이다.
난 눈 위에서 반짝이는 보석이다.
난 잘 익은 이삭들 위에서 빛나는 햇빛이다.
난 가을에 내리는 비다.
당신이 아침의 고요 속에 눈을 떴을 때
난 원을 그리며 솟구치는
새들의 가벼운 비상이다.
난 밤에 빛나는 별들이다.
내 무덤 앞에서 울지 말라.
난 거기에 없다.
난 잠들지 않는다.
(신문 칼럼을 통해 저자를 찾는다고 하자 수십 명이 자신이 쓴 시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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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일(失日)의 장(章) 허 일
달빛 풀어내리는 물에 생각을 흘리다가
별똥, 그 아니랴 싶은 조약돌과 눈 맞추며
가만히 귀를 기울여 그 말씀을 들어라.
한 때 눈 시퍼런 날이 내게도 있었거니
뜬 생각 헛된 허울 다 풍화된 지금에는
조용히 산을 비우는 그저 그 일 뿐이라.
2007년 제8회 월하시조문학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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