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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친구에 대해 난 생각한다 -막스 에르만
(17세기시인. 사후에 그의 시들이 유명해져서 현재까지도 새롭게 발견된 시들이 출간되고 있다.)
한 친구에 대해 난 생각한다.
어느날 나는 그와 함께 식당으로 갔다.
식당은 손님으로 만원이었다.
주문한 음식이 늦어지자
친구는 여종업원을 불러 호통을 쳤다.
무시를 당한 여종업원은
눈물을 글썽이며 서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우리가 주문한 음식이 나왔다.
난 지금 그 친구의 무덤 앞에 서 있다.
식당에서 함께 식사를 한 것이
불과 한 달 전이었는데
그는 이제 땅 속에 누워 있다.
그런데 그 10분 때문에 그토록 화를 내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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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강 겨울 소리 듣다 김 태 희
마른 채 서걱이던 남한강 옷고름 풀고
살얼음 깬 파란 물빛 금이 간 기억들로
부릅뜬 긴 강의 눈물은 아픔 꽁꽁 흐른다.
가슴 후빈 장마 때 둑 위로 올라왔다
수석 밭에 이끼로 핀 저 너절한 혼(魂)들도
난간에 매달린 낯 설움의 얼어붙은 언어인가.
벗은 나무 한 그루가 또 부러진 채 걸어온다.
칼바람을 맞으며 추위 이고 서 있다
한 움큼 움켜진 고향 눈(雪) 그리움으로 포개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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