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건강 이야기

다신전

임기종 2014. 3. 3.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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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신전

1. 採茶

採茶之候는 貴及其時하니 太早則香不全하고 遲則神散이라 以穀雨前五日로 爲上하고 後五日로 次之하며 再五日로 又次之니라. 茶芽 紫者 爲上이요 而 皺者는 次之요 團葉者는 次之며 光而如篠葉者는 最下니라 徹夜無雲하야 露採者 爲上이요 日中採者 次之요 陰雨下엔 不宜採니라 産谷中者 爲上이요 竹林下者 次之요 爛石中者 又次之며 黃砂中者 又次之니라.

찻잎을 따는데는 그 시기가 가장 중요하다. 그 시기가 너무 이르면 찻잎 의 향이 온전히 배어 있지 못하고 절기가 너무 늦으면 차의 신비한 향이 사 라진다. 곡우(穀雨) 절기를 기준으로 하여 전 5일에 따는 것이 차의 품질이 가장 좋고, 곡우 후 5일에 따는 잎은 그에 버금가는 것이다. 또 그 후 5일 에 따는 것은 그 다음으로 삼는다.잎은 불그레한 자색(紫色)이 가장 으뜸이며 주름진 잎이 그 다음이며 잎 끝이 말려 있는 것이 그에 버금가는 품질이며, 빛이 나며 가는 댓잎 같은 것이 가장 저급에 속한다.

밤새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날씨에 이슬을 흠뻑 머금은 잎을 따는 것이 가장 으뜸이요, 한낮에 채취하는 것이 그 다음이며 비가 내릴때에는 절대 잎을 따지 말아야 한다.

햇살과 그늘이 잘 조화된 산골짜기에서 자란 잎이 가장 좋고, 대숲에서 찬 이슬을 머금으며 자란 잎이 그 다음이며, 물이 잘 빠지는 자갈밭에서 자 란 것이 또 그 다음이며, 노란 사질토(砂質土)에서 자란 것이 또 그 다음이다.

2. 造茶

新採에 揀去老葉及枝梗碎屑하고 鍋廣二尺四寸에 將茶一斤半하야 焙之 에 候鍋極熱하야 始下茶急炒하되 火不可緩이라 待熱方退火하야 徹入 中하야 輕團枷數遍하고 復下鍋中하야 漸漸減火하야 焙乾爲度니라 中有 玄微하니 難以言顯이라 火候均停하야사 色香美하야 玄微未究하고 神味俱 妙니라

차나무에서 새로 따낸 잎은 늙은 잎, 줄기, 부스러기 따위를 잘 골라내고 직경 72cm (廣 二尺四才) 쯤 되는 가마솥에 차 560g(한근반)을 덖을 때, 먼 저 솥이 잘 달구어지기를 기다렸다가 찻잎을 넣어 빠른 시간에 덖는다. 이 때 불을 늦춰서는 안된다. 충분히 골고루 잘 덖어지면 꺼내어 체(돗자리나 멍석 돌판 등) 에 털어 부어 가볍게 비벼 그것을 몇 번이고 턴 다음 다시 가마솥에 털어 넣고 서서 히 불을 줄이면서 적절히 조절하여 덖는 일을 되풀이 하되 상황을 보아 가 면서 법제를 잘 맞추어야 한다. 그 가운데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것이 있으 니, 잘 익혀온 기술과 경험, 그리고 육감(六感)의 작용으로 조절하여야 한 다. 적당한 불 조절의 균형이 잘 이루어지면 차의 빛깔과 향기가 지극히 아 름다워, 그 보이지 않는 미묘한 차의 신비가 무궁무진하여 차의 싱그러움과 맛을 모두 겸하여 실로 오묘하다고 찬탄할 뿐이다.

3. 辯茶

茶之妙는 在乎始造之精과 藏之得法과 泡之得宜니라 優劣은 宜乎始鍋하고 淸濁은 係水火니라 火烈香淸이요 鍋乘神倦이라 火猛生焦요

柴疎 失翠이며 久延則過熟이요 早起却邊生이라 熟則犯黃이요 生則著黑이며 順 那則甘이요 逆那則溢이니라 帶白點者 無妨이요 絶焦者 最勝이니라

차의 오묘함은 처음 차를 만들 때의 정성과 차를 저장하는 요령 및 물을 끓일 때 적절하게 중도를 얻는 데에 있다. 차 품질의 우열은 주로 처음 가 마솥에서 덖어 만들 때에 비롯되고, 차맛의 청탁(淸濁)은 물과 불에 관계된 다. 차를 덖을 때 불이 뜨거우면 차의 향이 맑고, 솥이 타면 차의 싱그러움 이 떨어진다. 불이 너무 맹렬하면 설익은 채 겉만 타고, 땔감을 설설 지피면 푸른 빛을 잃고, 불을 오래 끌면 너무 익어서 데쳐지고, 지나치게 빨리 꺼내면 설익게 된다. 차가 너무 익으면 황색이 되고 설익으면 검은 빛이 된다. 법제의 순리대로 차를 만들면 차맛이 달고, 이를 거스르면 도(度)가 넘치 게 된다. 차에 흰 반점을 띤 것은 무방하며 타지 않은 차가 최고의 품질이 라 할 수 있다.

4. 藏茶

造茶始乾에 先盛舊盒中하야 外以紙封口하고 過三日하야 俟其性復하야 復以微火로 焙하야 極乾에 待冷하야 貯 中하되 輕輕築實하야 以 緊이라 將花筍 及紙하야 數重封緊 口上하고 以火 으로 冷定壓之하야 置茶育中하고 切勿臨風近火이니 臨風이면 易冷이요 近火면 先黃이니라

차를 만들어 처음 말릴 때는 먼저 쓰던 합(盒:차 담아두는 그릇)에 넣어 종이로 입을 밀봉하고 나서 3일이 지나면 차의 본성이 회복된다. 이 때 다 시 여린 불기에 덖어 말려 식은 뒤 담(曇:차 보관하는 병류)에 넣되 가볍게 성글성글 넣은 뒤 죽순 껍질로 싸서 꼭 봉해두어야 한다. 죽순 껍질이나 종 이로 병 입을 몇 겹 밀봉하고, 불에 구워 식힌 벽돌을 위에 얹어 다육(茶 育:차 저장하는 다육기)안에 저장하여야 하며, 바람을 쏘이거나 불기 가까 운 곳을 피하여야 한다. 바람을 쏘이면 냉해지기 쉽고 불기에 닿으면 누렇게 변한다.

5. 火候

烹茶旨要는 火候爲先이라 爐火通紅이면 茶瓢始上하야 扇起要輕疾이라가 待有聲하야 稍稍重疾이니 斯文武之候也니라 過於文則火性柔이라 柔則爲茶降 하고 過於武則火性烈이라 烈則茶爲水制니 皆不足於中和일새 非烹家要旨也니라

차를 달이는 요령은 불 가늠을 잘하는 것을 첫째로 손꼽는다. 화로에 불 이 벌겋게 달았을 때 차관을 얹고 설설 부채질을 하다가 물 끓는 소리가 들리면 한층 세게 부친다. 이것을 문무지후(文武之候)라 한다. 불기가 너무 약(文)하면 물이 유연하다. 물이 유연하면 다신(茶神)이 아래로 가라 앉고, 불기가 너무 세면(武) 불이 극렬하다. 불이 극렬하면 물이 끓어 노수(老水) 가 되는데 차가 이에 눌리게 된다. 이는 모두 중화(中和:中正)를 잃은 것으 로 다인(茶人)이 취할 바가 아니다.

6. 湯辨

湯有三大辨과 十五小辨하니 一日形辨이요 二日聲辨이요 三日氣辨이니 形 爲內辨이요 聲爲外辨이요 氣爲捷辨이라 如蟹眼,蝦眼, 魚眼, 連珠는 皆爲萌 湯이니 直如湧沸하고 如騰波鼓浪하야 水氣全消라야 方是純熟이니라 如初聲, 轉聲, 振聲, 驟聲은 皆爲萌湯이라 直至無聲이라야 方是結熟이니라 如氣浮一 縷, 浮二縷, 三四縷하야 亂不分이면 亂縷이니 皆爲萌湯이라 直至氣直庶 貫이라야 方是純熟이니라

물을 끓일 때에는 크게 세가지 구별하는 방법과, 작게 열다섯가지 구별하 는 방법이 있다. 첫째는 물이 끓는 형태로 분별하는 방법, 둘째는 물이 끓 는 소리로 분별하는 법, 셋째는 물이 끓을 때의 김으로 분별하는 법이다. 물이 끓는 형태는 내면을 분별하고, 물이 꿇는 소리는 외면을 분별하며, 물 이 끓는 김은 민첩하게 분별하는 법이다.

물이 끓을 때 일어나는 기포가 마치 게의 눈알 같고, 새우의 눈알 같고, 고기의 눈알 같고, 연이은 구슬 같은 것은 모두 맹탕(萌湯)이다. 곧 끓는 물이 솟구쳐 끓어 오르고 파도처럼 솟아 올라 수기(水氣)가 모두 소멸되었 을 때 비로소 순숙(純熟)이라 한다. 이것이 곧 첫번째 물이 끓는 형태로써 분별하는 방법이다. 물이 끓을 때의 첫소리(初聲), 구르는 소리(轉聲), 떨 리는 소리(振聲), 소낙비 소리(驟聲)는 모두 맹탕(萌湯)이다. 끓는 물소리 가 사라졌을 때 비로소 결숙(結熟)이라 한다. 이는 두번째 물이 끓는 소리 로써 분별하는 방법이다.

물을 끓일 때 김이 한 줄기, 두 줄기, 세 줄기, 네 줄기로 어지러워 구분 이 없이 뒤엉켜 흐트러진 실줄기(亂縷)처럼 끓어 오르는 김은 모두 맹탕(萌 湯)이다. 그러다가 김이 곧바로 솟아 올라 어우러졌을 때 비로소 순숙(純 熟)이라 한다. 이는 세번째 물이 끓는 김으로 분별하는 방법이다.

7. 湯用老嫩

蔡君謨는 湯用嫩而不用老라하니 蓋因古人製茶는 造則必 하고 則必磨하 고 磨則必羅하면 則味이니 爲飄塵飛粉矣니라 於是에 和劑하야 印作龍團이면 則見湯而茶神硬浮니 此用嫩而不用老也니라 今時製茶에 不假羅 하고 全具元 體니 此湯須純熟이라야 茶神始發也라 故로 日湯須五沸라야 茶奏三奇라 하니라

채군모(蔡君謨)는 "茶를 낼 때는 어린 눈잎茶를 사용하고 쇠어 버린 茶는 쓰지 않았다."고 한다. 그 이유는 옛 사람들은 茶를 만들 때 반드시 맷돌 을 사용하여 미세하게 빻은 뒤 체로 거르기 때문에 미세한 가루가 되어 맛 이 있다. 이에 법제를 하여 용단(龍團)을 만들면 茶를 끓일 때 다신(茶神) 이 강하게 떠오른다. 이는 어린 움을 사용하고 쇠어 버린 잎을 쓰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즈음에는 茶를 만드는 데에 맷돌질이나 체질을 전혀 하지 않고 茶잎 그대로 쓰므로 끓인 물이 순숙하였을 때 다신(茶神)이 비로소 떠오르 게 된다. 이러한 이유에서 "찻물은 반드시 다섯 번 끓여야 茶의 빛깔, 향 기, 맛(色,香, 味, 三奇)이 우러나온다."고 말하였다.

8. 泡法

深湯純熟이면 便取起하야 先注少許壺中하야 湯冷氣하야 傾出然後投茶하 되 葉多寡宜酌이요 不可過中失正이니라 茶重則味苦香沈하고 水勝則色淸味寡 하며 兩壺後에 又用冷水蕩滌하야 使壺?潔이요 不則減茶香矣니라 熱則茶 神不健이요 壺淸水性當靈이니 稍俟茶水庶和然後에 冷 布飮하되 不宜早요 飮不宜遲니 早則茶神未發이요 遲則妙馥先消니라

茶 끓이는 물의 순숙(純熟)을 탐지했으면 곧바로 내려서 먼저 작은 양을 차관에 부어 냉기를 가셔낸 뒤에 다시 부어 찻잎을 넣되 찻잎의 양을 알맞 게 넣어야 한다. 찻잎을 너무 많이 넣으면 쓴맛이 나고 향기가 묻혀 버리 며, 물이 많으면 茶의 색깔이 묽고 茶맛이 나지 않는다.

차관을 두 차례 쓴 뒤에는 다시 물로 씻어 차관을 깨끗하게 해 두어야 한 다. 그렇지 않으면 茶의 향기가 줄어든다. 물이 너무 끓으면 차의 싱그러움 이 온전하지 못하고, 차관이 깨끗하면 물맛이 좋아진다.

차를 넣은 뒤 잠시 후 茶와 물이 잘 우러난 뒤에 적당히 식혀서 마포와 같은 천에 걸러서 마시되 너무 빨리 서둘러 거르지 말아야 하며, 또한 너무 늦게 마셔도 안 된다. 너무 빨리 마시면 茶의 싱그러움이 나오지 않고 , 너 무 지체하면 차의 오묘한 향이 먼저 사라지게 된다.

9. 投茶

投茶行序니 毋失其宜니라 先茶湯後 日下投요 湯半下茶하고 復以湯滿 日中 投요 先湯後茶 日上投니 春秋는 中投요 夏는 上投요 冬은 下投니라

차를 넣는 데에도 차례가 있으니, 그에 따른 적절한 차례를 잊어서는 안 된다.

차관(茶罐)에 먼저 차를 넣고 다음에 끓인 물을 붓는 것을 하투(下投)라 하며, 차관에 완전히 끓인 물을 반쯤 부어 차를 넣고 다시 물을 그릇에 가 득히 부어 넣는 것을 중투(中投)라 한다. 또한 먼저 완전히 끓인 물을 차관 에 부어 넣은 뒤에 차를 넣는 것을 상투(上投)라 한다. 봄 가을에는 중투, 여름에는 상투, 겨울에는 하투로 한다.

10. 飮茶

飮茶는 以客少로 爲貴하고 客衆則喧이니 喧則雅趣乏矣니라 獨 日神이요 二客日勝이요 三四日趣요 五六日泛이요 七八日施니라

차를 마실 때에는 사람 수효가 적은 것이 가장 고귀하다. 차를 마시는 사람의 수효가 많으면 소란스럽고, 소란스러우면 차를 마시는 고상한 취향 을 찾을 수 없다. 단 홀로 앉아 마시면 신비롭고, 두사람이 함께 마시면 고 상한 경지가 있고, 3~4인이 어울려 마시는 것은 그저 취미로 차를 마시는 것이고, 5~6인이 모여 마시면 차를 마시는 고상한 취향이 그냥 그저 평범 할 뿐이고, 7~8인이 모여 앉아 마시는 것은 보시(布施)로서 서로 찻잔을 주고 받는 것일 뿐이다.

11. 香

茶有眞香, 有蘭香, 有淸香, 有純香하니 表裏如一 日純香이요 不生不熟 日 淸香이요 火候均停 日蘭香이요 雨前神具 日眞香이니라 更有含香, 漏浮香, 間香하니 此皆不正之氣니라

차에는 진향(眞香), 난향(蘭香), 청향(淸香), 순향(純香)이 있다. 안팎이 똑같은 것을 순향이라 하며, 설지도 않고 너무 익지도 않은 것은 청향이라 하며, 불김이 고루 든 것은 난향이며, 곡우 전 차의 싱그러움이 고루 갖추어 진 것은 진향이라 한다. 또한 함향(含香), 누부향(漏浮香), 간 향(間香)이 있으나 모두 좋지 못한 향기다.

12. 色

茶는 以淸翠로 爲勝하고 濤는 以藍白으로 爲佳니 黃黑紅昏은 俱不入品이 니라 雲濤爲上이요 翠濤爲中이요 黃濤爲下니라 新泉活火는 煮茗玄工이요 玉 茗水濤는 當杯絶枝니라

차는 맑고 푸르른 것이 가장 좋고, 무노리는 여린 쪽빛에 하얀 빛이 도는 것을 아름답게 여긴다. 황(黃), 흑(黑), 홍(紅), 혼(昏)은 빛깔의 품위가 낮아서 모두 차의 품격에는 들지 못한다. 찻잔에 하얀 구름과 같은 무노리 가 떠오르는 것은 상품, 파르스름한 무노리는 중품, 누르스름한 무노리는 하품이다.

깨끗한 샘물에 활활 타는 숯불은 차맛을 우려내어 주는 현묘한 기술자(玄 工)요, 좋은 차와 잘 저은 무노리는 명주(名酒)에 못지 않는 맛을 내어주는 절묘한 기술(絶技)이다.

13. 味

味는 以甘潤爲上이요 苦滯爲下니라

차의 맛은 달고 윤택한 것으로 으뜸을 삼고, 쓰고 껄끄러운 것은 하등이다.

14. 點染失眞

茶自有眞香, 有眞色, 有眞味하니 一經點染이면 便失其眞이니라 如水中着 과 茶中着料와 碗中着薑은 皆失眞也니라

차는 그 자체에 참된 향, 빛깔, 맛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한 번 다른 물 질에 오염되면 차의 참됨을 잃게 된다. 만일 차 끓이는 물에 소금기가 함유 되어 있거나 차에 차색 이외의 물질이 따라 붙거나 차관에 과즙류가 엉겨 붙어 있으면 모두 차의 참됨을 잃게 된다.

15. 茶變不可用

茶始造則靑翠로되 收藏에 不得其法이면 一變至綠하고 再變至黃하고 三變 至黑하고 四變至白이니 食之則 寒胃하고 其至엔 瘠氣成積이다

차를 갓 만들어 놓으면 그 빛이 푸르르다. 그러나 차의 저장법을 잘 갖추 지 못하면 변색된다. 첫 번째 변색으로는 녹색, 두 번째는 황색, 세 번째는 흑색, 네 번째는 백색이 된다. 이처럼 변질된 차를 달여 마시면 위(胃)가 냉해지는 증세가 생기고, 더 심하면 기력이 떨어지고 적(積)이 생기게 된 다.

16. 品泉

茶者는 水之神이요 水者는 茶之體니 非眞水면 莫顯其神이요 非精茶면 莫 窺其體니라 山頂泉은 淸而輕하고 水下泉은 淸而重하고 石中泉은 淸而甘하고 砂中泉은 淸而洌하고 土中泉은 淡而白이니라 流於黃石爲佳하고 瀉出靑石無 用이라 流動者는 愈於安靜하고 負陰者는 眞於陽이라 眞原은 無味하고 眞水 는 無香이니라

차는 물의 신(神)이 되고 물은 차의 본체가 된다. 유천(乳泉) 또는 석지 (石池) 등의 진수(眞水)가 아니면 차의 싱그러움이 나타나지 않고, 법제에 따른 정다(精茶:眞茶)가 아니면 물의 본체와 조화를 이룰 수 없다. 산마루 에서 솟아나는 자연천수(自然泉水)가 맑으며 가볍고, 수하천수(水下泉水)는 맑으며 무겁고, 석중천수(石中泉水)는 맑으며 달보드레하고, 사중천수(砂中 泉水)는 맑고 차갑다. 토중천수(土重泉水)는 담백하며, 황석(黃石)에서 흘 러 나오는 물은 좋은 품질이지만, 청석(淸石)에서 흘러나오는 물은 마시지 말아야 한다. 흘러내리는 물은 고여 있는 물보다 좋고, 음지에서 나오는 물 은 양지에서 나오는 물보다 진수(眞水)이다. 오염되지 않은 진경(眞境)의 근원에서 흘러나오는 물은 아무런 맛이 없고 진수는 아무런 향이 없다.

17. 井水不宜茶

茶經에 云 山水는 上이요 江水는 下요 井水는 最下矣라 하니라 第一方不 近山하고 卒無泉水면 惟當春積梅雨니라 其味甘和하니 乃長養萬物之水니라 雪水는 雖淸이나 性感重陰하야 寒入脾胃하니 不宜多積이니라

육우(陸羽)의 《다경》에 이르기를, "산의 물은 으뜸이고, 강의 물은 하 등이요, 우물물은 최하품이다."라고 하였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지리 적 환경이 중국과 다르므로 "우물물은 최하품이다"라는 말은 우리에게는 알 맞지 않다.다만 어느 지방 가까이에 산이 없고 또한 좋은 우물물이 없으면 매실(梅 實) 익어갈 때 내리는 빗물을 저장해 두어야 한다. 그 때 빗물의 맛은 감미 롭고 부드러울 뿐 아니라 모든 생물을 길러 주는 생명의 물이기도 하기 때 문이다.눈이 녹은 설수(雪水)는 맑기는 하나 물의 성질이 너무 차가워서 비위(脾 胃)에 냉기(冷氣)가 침입하게 되므로 이를 많이 마시면 냉기가 축적되어 해 를 입는다.

18. 貯水

貯水甕은 須置陰庭中하야 覆以紗帛하야 使承星露之氣면 則英靈不散하고 神氣常存이로되 假令 壓之以木石하고 封以紙 하야 曝于日下면 則外耗散神 하고 內閉其氣하야 水神弊矣라 飮茶에 惟貴는 夫茶鮮水靈이니 茶失其鮮하고 水失其靈이면 則與溝渠로 何異리오

물을 담아 두는 항아리는 정원 그늘진 곳에 놓아 두고 비단으로 덮어 밤 이슬을 맞을 수 있게 한다. 그러면 물의 영령(英靈)한 기운이 흩어지지 않 고 신기(神氣)가 항상 남아 있어 변질되지 않는다. 그러나 만일에 나무나 돌로 누르고 종이나 죽순 껍질로 봉한 채 호된 햇살에 쏘이면 밖으로는 물 의 신기(神氣)가 닳아 없어지고 안으로는 영령한 기운이 숨쉬지 못하여 물 의 신비로움이 없어지게 된다. 차를 마시는데에 존귀한 것은 차의 신선도와 물의 영령한 기운이다. 차의 신선도와 물의 영령함을 잃으면 도랑의 물과 그 무엇이 다르겠는가.

19. 茶具

桑苧翁은 煮茶에 用銀瓢라가 調(謂)過於奢侈라하야 後用磁器하니 又不能 耐久일새 卒歸於銀이라 하니 愚는 意컨대 銀者는 貯朱樓華屋하고 若山茅齋 舍는 惟用錫瓢라도 亦無損於色味也요 銅鐵은 忌之니라

상저옹(桑苧翁:陸羽)은 차를 달이는 데 물 끓이는 그릇을 은으로 만들어 썼는데 너무 사치스럽다고 생각한 나머지 도자기를 이용했으나, 오래 쓸 수 가 없어 또 다시 은기(銀器)를 사용하였다고 한다. 나의 생각으로는 은제 (銀製)는 부호가에서 장만하고, 살림이 어려운 사람들은 주석으로 만든 기 구를 써도 차의 빛깔과 맛에는 전혀 손색이 없다. 그러나 동제(銅製)와 철 제(鐵製)는 아예 쓰지 말아야 한다.

20. 茶盞

盞은 以雪白者로 爲上하고 藍白者는 不損茶色하니 次之니라

찻잔은 눈처럼 하얀 색이 가장 좋고 푸른 빛이 감도는 흰색은 차의 색을 해치지 않으니 그 다음으로 좋다.

21. 拭盞布

飮茶前後에 俱用細麻布하야 拭盞이요 其他物은 穢不堪用이니라

차를 마시는 전후에는 모두 가는 마포(麻布)로써 잔을 깨끗이 닦아야 한 다. 가는 마포가 아닌 기타의 물건은 더러워서 사용할 수가 없다.

22. 茶衛

造時精하고 藏時燥하고 泡時潔이니 精, 燥, 潔이면 茶道 盡矣니라

차를 만들 때에는 정성을 다하고, 차를 저장 보관할 때에는 습기가 차지 않도록하고, 포(泡)란 물 끓이는 일로서, 물을 끓일 때 청결하여야 한다. 정성들여 만들고 습기가 들지 않게 하고 물을 깨끗이 끓이면 이로써 茶道는 완벽하게 이루어진 것이다.

후기

戊子雨際에 隨師於方丈山 七佛啞院이라가 騰抄下來에 更欲正書로되 而因 病未果러니 修洪沙彌가 時在侍者房이라가 欲知茶道하야 正抄로되 亦病未終 이라 故로 禪餘에 强命管城子하야 成終이라 有始有終이 何獨君子爲之오 叢 林에 或有趙州風이로되 而盡不知茶道라 故로 抄示可畏하노라

무자년 어느 비오는 날, 스승을 따라서 지리산 칠불사 아자방에 갔다가 이 책자를 등초(騰抄)하여 내려 온 이후 다시 정서(正書)하여 한 권의 책으 로 묶으려고 하였지만 예기치 못한 신병(身病)으로 뜻을 이루지 못하였다. 사미승 수홍(修洪)이 때마침 시자실(侍者室)에 있었다. 그가 다도(茶道)를 배우고자 하여 다시 정초(正抄)에 손을 대었으나 어찌된 일인지 그도 또한 몸이 편치 못하여 뜻을 이루지 못하고 등초를 그대로 놓아두었다. 이 때문 에 좌선하는 틈틈이 짬을 내어 편치 못한 몸으로 힘겹게 붓을 들어 이를 완 성한 것이다. 옛 책에 "시작이 있고 끝맺음이 있다." 함은 어찌 유학자들만 의 일이겠는가. 총림(叢林)에서도 조주(趙州)의 끽다선풍(喫茶禪風)이 있으 나 모두가 다도를 모르고 있다. 이에 이를 초록하여 후학들에게 전하는 바 이다.

경인(1830)년 2월에 휴암병선(休庵病禪)은 눈 쌓인 창가에서 화로를 안고 삼가 이 글을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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