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학과 재치

육담(肉談) .콩깍지가 씌워도 그렇지

임기종 2024. 10. 26.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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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관리가 기생과 사랑에 빠진걸 보고 친구들이 이를 책망하자

나 역시 가까이 하지 않으려고 조심하지만 그 어여쁜 모습을 보면 내 눈엔 허물이 보이지 않으니 이를 어쩌란 말인가 ?”

하고 말한다. 그러자 친구들이

아니 여자에게 허물이 없다니 뒤를 볼 때 한번도 안 봤는가 ?”

왜 안 봤겠어. 이미 다 봤다네. 그녀가 뒷간에 오르면 공작새가 오색구름을 타고 계곡으로 들어가는 것 같고 붉은 치마를 벗고 아랫도리를 드러낼 때는 얼음 바퀴가 구름 사이를 구르는 것 같으며 오줌 눌 때는 운모가 붉은 입술을 열고 구슬 같은 액체를 뱉는 듯 하더군. 방귀소리는 꾀꼬리가 꽃나무에 앉아 노래를 부르는 것 같으며 변을 볼 때는 누런 장미꽃이 어지러이 떨어지는가 하더니 마침내 붉은 모란이 활짝 핀 것 같았네

이 말을 들은 친구들은 할 말을 잃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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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도는 오랫동안 남성들이 누리는 향락의 한 방법이었다. 그러나 요즘은 일부 여성도 이를 즐기고 있다.

중세 십자군 전쟁 때는 남편들이 아내에게 정조대(貞操帶)를 채워 놓았는데 이는 자신의 부재중에 아내의 외도를 막자는 것이었다.

물론 인간들만 외도(外道) 즉 부정불륜을 저지르는 것은 아니다. 동물이나 곤충들도 외도를 한다. 애 호랑나비는 교미 후에 수컷이 분비액으로 암컷 배 밑에 주머니를 만들어 더 이상 다른 수컷과 교미를 못하도록 해놓고 수절을 강요한다. 그러나 수컷자신은 그 순간 다른 암컷을 찾아 외도를 한다.

잠자리는 교미를 마친 암컷이 물속에 들어가 수초(水草) 껍질을 깎아 힘겹게 산란하고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수컷이 잡아주겠지 하고 기다리지만 수컷은 그 사이에도 다른 암컷과 외도를 한다. 그동안 암컷은 물고기 먹이로 희생되기도 한다.

그런데 이렇게 수컷들이 외도를 한다고 해서 암컷들이 성을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 성의 본질은 죽음에 직면한다고 하더라도 종족 보존에 그 숭고한 의미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전갈, 거미, 사마귀 암컷은 교미 중에나 후에 수컷을 잡아먹는데 이런 현상은 자기 수컷의 유전자를 다른 암컷에게 빼앗기지 않으려는 본능 즉 자신이 잉태한 것과 닮은 종자를 다른 암컷으로부터 생산하지 않고 싶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가 하면 벌이나 연어, 송어는 사랑을 위해 고된 여행을 하고 종족보존의 본능을 만족시킨 후 온몸에 상처를 입고 죽음으로 종말을 맞는다.

늑대나 여우는 새끼가 있는 굴 안에 수컷이 들어오지 못하게 한다. 이런 무리는 수컷이 새끼를 잡아먹는 경우가 있는데 자신의 경쟁상대가 커서 힘이 세지기전에 제거해 버리려는 수컷의 본능 때문이다. 그러나 자식들이 성장하면 애비수컷이 새끼수컷은 추방하지만 새끼암컷에게는 구애를 하고 짝짓기를 하기도 한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수컷은 바람을 피우도록 만들어졌나 보다. 그렇다고 꼭 나쁘다고만 할 수 없다. 제 스스로 살아남아 종자를 퍼뜨리기까지 수억분의 일 확률 밖에 안되는 험하고 열악한 환경 속에서 종족을 보존시키려는 조물주의 깊은 뜻이 수컷의 바람기에 있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것이 암수의 바람기를 허용해준 조물주 최초의 실수였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남자는 외도를 해도 가정을 버리지 못하지만 여자는 바람이 나면 자식도 남편도 모두 내 팽개쳐 버린다고 한다. 이는 정신 구조 자체가 틀리기 때문이다.

그렇다. 남자와 여자의 외도는 분명히 다르다. 남자의 성()은 배설로 끝내고 여자는 수용으로 마친다. 배설은 버림으로 완성되고 수용은 자기 안에 가둠으로써 목적을 다하는 것이다.

어쨌든 남자가 늙어서 편하려면 세 가지 뿌리를 조심해야한다. 손과 입 그리고 다리사이의 물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