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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상놈의 처가 버선 한 켤레를 지어 지아비에게 준다. 남편이 그것을 신으려고 하는데 아무리 애를 써도 너무 작아 들어가지 않는지라. 이에 혀를 차면서 크게 꾸짖어 말하기를
“네 재주가 정말 요상하구나. 마땅히 좁아야 할 물건은 너무 넓어서 쓸 수 없고 커야 할 물건은 너무 작아 발에 맞지 않으니 무슨 놈의 재주가 그 모양이야”
하니 마누라가
“흥, 당신의 물건은 아름다운 줄 아시오. 길고 굵어야 할 물건은 작아서 쓸 데 도 없고 마땅히 크지 않아도 될 발은 나날이, 다달이 크기만 하니 그게 무슨 뽄수요”
하고 들이대자 이 말을 듣던 자 모두 허리를 잡고 웃었다. -어수록(禦睡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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