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고을에 세자매가 살았다. 일찍 부모를 여의고 집이 가난해 장가들려는 총각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세 자매가 이웃집 여종과 잡담을 하고 있었다. 막내가 먼저 입을 연다.
“언니, 세상 사람들이 말하기를 남녀 사이에는 굉장한 기쁨이 있다고 하던데 그 기쁨이 뭐예요”
그러자 둘째언니가
“ 나도 그게 궁금했어”
라고 말한다. 그리고 옆집 여종을 보면서
“ 저애가 사내를 몹시 좋아하니 물어보자”
하고 눈치를 살피자 여종이 웃으면서
“사내들의 다리 사이에 살로 된 추가 달려 있는데 마치 송이버섯과 흡사하고 굵기는 한 줌이 넘으니 이름이 불룩이요. 그런데 그놈의 변화가 신묘해서 측량할 길이 없어요. 남녀간의 신성한 일은 모두 이놈에게서 시작되는 거랍니다. 그래서 나는 이 물건을 하룻밤도 놓친 적이 없이 사랑하지요”
자매들이 더 궁금해 하자 여종은 웃으면서
“ 사내가 불룩이로 내 오목이에 맞춰 불룩이와 오목이가 한 덩어리가 돼 어울리면 사지가 녹아내리는 것 같아 살아도 산 것이 아니고 죽어도 죽은 것이 아니지요” 하자 세 자매는 눈이 상기돼 서로를 보고 말한다.
“ 만일 벙어리 거지 총각을 만나면 우리가 그 물건을 구경해보자”
마침 마을 총각 하나가 담장 밑을 지나다가 이 말을 듣고 놀려 주기로 마음을 먹는다. 총각은 허름한 옷차림에 바가지 하나를 들고 처녀들의 집에 가서 밥을 비는 시늉을 손짓 발짓으로 한다. 세 처녀가 옳다구나 하고 총각을 방으로 불러 포식을 시킨 후 바지를 벗기고 물건을 꺼내 큰 언니가 만져보니 물렁물렁하다.
“ 이건 가죽이야”
그러자 둘째가 만져 본다.
“ 아냐. 이건 고기덩인데”
그러던 중 사내의 양물이 점점 뻣뻣해지면서 일어선다. 마지막으로 막내가 만져보면서
“ 아냐, 이건 분명히 뼈야”
세 처녀는 갑자기 달려들어 서로 그것을 만지고 쥐고 쓸면서 쳐다본다. 그러자 불룩이가 별안간 기를 쓰면서 끄떡 끄떡인다. 세 처녀가 이를 보고 손뼉을 치며 하는 말이
“ 어머, 이놈이 미쳤나봐”
그러자 총각 놈이 처녀들의 손을 잡으며
“ 이놈이 당초부터 미친 것이 아니오. 아가씨들이 이놈을 미치게 만들었으니 이 불룩이와 아가씨들의 오목이를 합쳐야만 병이 나을 수 있소 ”
처녀들은 어쩔 수 없이 그 총각과 돌아가면서 운우를 즐겼다. 마치는 데까지 하루 낮밤이 소요됐다. 날이 밝자 총각이 처녀들의 방을 나서려고 하는데 다리가 후들거려 걸음을 제대로 걸을 수 없자 부득이 아가씨들의 도움을 받아야만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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