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학과 재치

육담(肉談) . 참을성이 없어서야

임기종 2025. 2. 22. 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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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장 하면 조선 팔도에서도 손꼽히는 큰 장이다. 바로 그 안성장터 부근에 천성이 너무 좋아 천치 취급을 받는 한 농부가 살고 있었다. 장날이 되면 백여 리쯤 떨어진 절에 있는 젊은 중이 나귀를 타고 장을 보러 와서는 이 농부 집에서 묵는다. 그러나 말로는 묵는다지만, 장거리에서 밥을 사먹고 마굿간에서 자기가 타고 온 당나귀와 같이 잠을 자는 것이다. 농부의 아내가 몇 번이고 집안에서 자라고 권유했으나 중은 도무지 말을 듣지 않았다.

" 난 마굿간이면 족합니다. 짚더미 속에서 자는 것이 좋아서요. 그리고 사실은 나는 당나귀로 예쁜 여자를 만들어서 심심찮게 재미를 본다오. "

농부의 여편네는 깜짝 놀라서

" 어머나, 그럼 대사님은 여자를 당나귀로 만드실 수도 있으신가요? "

" , 물론 할 수 있구 말구요. 나는 무엇이든 마음먹은 대로 할 수 있으니까요. "

그래서 농부의 여편네는 돈버는 수를 생각해 냈다.

" 내가 대사님께 부탁하여 당나귀가 되면 임자가 장에 데리고 가서 좋은 값으로 팔구려, 그러면 내가 틈을 봐서 그전대로 여자 모습이 돼 가지고 돌아 올 테니까. "

듣고 보니 그럴듯하여 서방도 입맛이 당겨 마굿간으로 중을 부르러갔다. 중은 주인집 아내를 홀랑 발가벗긴 다음 네 발로 땅바닥을 기게 하고서 목덜미를 만지며

" 훌륭한 갈기털이 되어라! "

다음엔 가슴을 실컷 주무르면서

" 아름다운 가슴팍이 되어라. "

다음은 다리를 부드럽게 여러번 위아래로 쓰다듬으며

" 힘있는 다리가 되어라. "

남편은 얼굴이 벌거진체 중이 하는 모습을 인내를 갖고 보고 있었다. 다음은 팔 엉덩이 등 차례로 하였는데, 여편네가 갑자기 흥분한 목소리로 외쳤다.

" 어머나 대사님! 꼬리를 잊어버리고 계시네요. 꼬리가 없으면 이상하잖아요. "

" , 그렇군. 꼬리를 잊어버렸구나. 좋아, 그럼 이리하여 주지요..."

중은 천연덕스럽게 가사 자락을 쳐들더니 바지를 내리고 잔뜩 부푼 물건을 꺼내는 것이 아닌가. 그러자 그 남편이 깜짝 놀라서 손을 내저었다.

" 대사님, 그건 절대로 안되오. 그만 두시오. 아무리 뭣해도....."

아내는 이 말에 화가 잔뜩 나서 남편을 쏘아보며

" 아이구, 이 등신아, 그렇게 참을성이 없으니까 사철 찢어지게 가난하게 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