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학과 재치

유머 시조 - 개 좆도 모르는 놈들이

임기종 2025. 2. 23.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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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 시조 - 개 좆도 모르는 놈들이

 

임금이 요즘 들어 밤일(?)이 힘들단다

눈치 빠른 이판이 잔 머리 굴리는데

강원도 목사 얼굴이 순식간에 떠오른다.

 

임금님 기(氣)가 딸려 명약이 필요하다

해구신(海狗腎) 2개 구해 한달 내로 보내라

접수한 강원목사가 옳구나 이 기회다.

 

급하게 양양군에 3개를 명령하고

양양은 속초현에 4개를 구하란다

갈수록 태산이더라 제 몫까지 챙긴다.

 

속초골 현감님의 엉덩이에 불났다

물개 잡이 어부 불러 5개를 바치란다

열흘 내 안가져 오면 목을 잘라 버린다며.

 

꽁꽁 언 겨울바다 물개가 어디 있나

걱정된 늙은 어부 몸 풀려 누웠는데

친구가 한마디 한다 개 것(?)이 비슷하이.

 

어부가 개의 것(?)을 5개 구해다가

1개는 금박지로 4개는 은박지로

정성껏 포장을 하여 현감께 진상하며.

 

바다가 얼어붙어 1개만 진짜(?)이오

4개는 개 것(?)이니 알아서 챙기시오

현감이 풀어 봤더니 그것이 그 것이라.

 

현감이 진품(?)먹고 1개 골라 금박 싸고

3개는 은박으로 정성껏 포장하여

양양골 군수님에게 지체없이 보냈다.

 

군수가 금박 싼 걸 후닥닥 해치우고

남은 것 중 1개를 금박으로 포장해서

강원도 목사님에게 3개를 보냈더라.

 

강원도 목사님도 그 놈이 그놈이다

금박 싼 해구신(?)은 지가 얼른 처먹고

나머지 개 것(?) 2개를 한양으로 보냈으니.

 

이판(吏判)이라 가만있나 진짜(?)는 지가 먹고

모지리 남은 것을 금박으로 고이 싸서

해구신 대령입니다 어렵게 구했나이다.

 

임금이 그걸(?) 먹고 회춘(回春)을 하였대나

그날로 이판 불러 하명이 지엄하다

그 어부 빨리 불러라 크게 포상 하리라.

 

어부가 한양 와서 상 받고 돌아가다

미아리 고개에서 궁궐 보며 하는 말

‘개 좆도 모르는 놈들이 정치를 하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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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牧使): 고려와 조선 시대지방 행정 단위의 하나인 목을 맡아 다스리던

정삼품(正三品)의 외직(外職)

*해구신(海狗腎): 수컷 물개의 생식기강정제로 쓰인다

*이판이조판서(吏曹判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