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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산군 묘에서 2

연산군 묘에서 2 사사(賜死)된 폐비 윤씨 사무친 천륜의 정미쳐서 돌아버린 자식 삶이 서럽구려연산군, 당신의 심정을 알듯 말듯 합니다. 사치와 향락위해 사화(士禍)를 일으키고습관된 부관참시(剖棺斬屍) 눈까지 멀었으니연산군, 불행의 씨앗을 어느 메에 심었소. 눈멀고 귀가 막혀 없애버린 홍문관사간원 폐쇄하고 내쳐버린 상소문용상이 낮았던가요 뜬 구름 위 올라보니. 채청사(採靑使),채홍사(採紅使)에 장악원(掌樂院)과 서총대(瑞蔥臺)유부녀 수청 받던 그 죄를 어찌하오군(君)으로 폐위(廢位)된 이가 여기 누워 있구려.  (서울 도봉구 방학동 산 77 연산군 묘에서)(북한산, 도봉산 둘레 길을 돌다가 연산군 묘에서)------------------폐비 윤(尹)씨: 성종의 계비로 공혜왕후 한씨에 이어 왕비가 되었지만연..

현대시조 2024.07.13

목표가 없는 삶

'닭'이라고 하면 흔히 '닭대가리'라는비속어를 떠올리곤 하지만 실제 닭의 지능은그렇게 낮지 않습니다.닭은 다른 새들에 비해 몸집도 큰 편이고무려 30여 가지 울음소리로 대화를 나눌 수 있습니다.시력도 맹금류에 버금가는 좋은 시력을 가졌을 뿐 아니라자신 주위에 있는 물체들을 거의 360도 각도까지 보며100가지 이상의 서로 다른 모습을 구분할 정도로조류 중에서도 우월한 능력을 지닌 새입니다.그러나 닭에게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습니다.새임에도 불구하고 새처럼 높게 날 수 없다는 것입니다.닭은 튼튼하고 커다란 날개를 갖고 있지만높이 날려고 하지 않습니다.사람의 손에 길러지고 가축화되면서편하게 먹고살기로 작정한 이후부터 날갯짓을멈춰버린 것입니다.그에 반해 호박벌은 몸집에 비해 너무나작은 날개를 갖고 있습니다.그런..

좋은글 2024.07.13

연산군 묘에서 1

연산군 묘에서 1 두 번의 사화(士禍)에다 장악원과 서총대군(君)이라 불리심이 당연한 게 아니겠소삼십세 승하(昇遐)하실 때 무슨 생각하셨을까. 턱 받쳐 곁을 하는 석상은 풀이 죽고문무석(文武石) 석의(石衣)에는 찌든 세월 묻었는데광배(光背)로 선 소나무만 제빛 아직 푸릅디다. 여염(閭閻)집 만도 못한 당신의 제실(祭室)안에그 영화(榮華) 어디 두고 초라함만 남겼소묘소 앞 고목나무는 입 다물고 있더이다. * 장악원(掌樂院): 기녀(妓女)를 양성소. 서총대(瑞蔥臺): 유흥장(북한산, 도봉산 둘레 길을 돌다가 연산군 묘에서)

현대시조 2024.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