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 90

젓가락질 vs 포크질

어느 날 저녁 식사 때 8살 어린 아들의젓가락질이 서툴자 아빠가 말합니다."아들아, 젓가락질 잘해야 어른들에게 예쁨 받는단다.이렇게 중지 위에 젓가락을 올려놓고 엄지로 눌러주렴.검지는 힘을 빼고 재치 있게 움직여야 해."언젠가는 자연스레 하게 될 젓가락질이지만그 과정을 바라보는 아빠에게는 나름의인내심이 필요합니다.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면젓가락질은 사실 어려운 일이 맞습니다.어떤 의미에서는 우리가 살아가는삶과도 비슷합니다.젓가락 두 짝, 서로의 높이를 잘 맞춰야 하는데높이 있는 쪽은 자만하지 말고 겸손하게 낮추고낮은 쪽은 위축되지 말고 자신 있게높여야 합니다.이렇게 젓가락질을 잘하기 위해서는무려 30여 개 관절과 64개 근육이 함께합니다.많은 부분이 서로 협력해서 움직일 때가능한 것입니다.반면 포크질은 ..

좋은글 2024.07.31

파주 용미리 마애이불입상(磨崖二佛立像)

파주 용미리 마애이불입상(磨崖二佛立像) 여기에 나 있는 걸 어떻게 알았을까땅에서 솟은 후로 억겁을 묵언수행(默言修行)비로소 합장(合掌)을 하네 사바세계를 맞네.------------ 사바세계(娑婆世界): 석가가 교화하는 땅합장(合掌) 두 팔을 가슴께로 올려 두 손바닥과 열 손가락을 마주 합침.                  인사하거나 예불하기에 앞서 마음을 가다듬는 뜻으로 취하는 자세.

현대시조 2024.07.31

그리고 상상하라

"봄을 그리려 함에 버드나무나 복숭아꽃이나살구꽃을 그리지 말지니. 그저 봄만 그려라."라는글이 있습니다.'봄'에 대한 그림을 그린다고 가정해 보면보편적으로 개나리나 진달래 철쭉 등봄꽃이나 벚나무와 같은 것을떠올릴 것입니다.그러나 살짝만 자유로이 생각하면'어머니'와 '그리움'이 떠오를 수도 있고전혀 엉뚱한 것이 생각날 수도 있습니다.위의 글은 뻔하고 진부한 것을 그리지 말고지금 막 떠오른 '그것'을 그리라고 요구합니다.조금 특별하고 근본적인 것을 그리라는뜻이기도 합니다.때론 상상하는 것이 현실보다 강할 때도 있습니다.상상을 통해 모든 것이 시작되기 때문입니다.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모든 것들은과거에 그것을 상상했던 사람들의 상상력이현실로 나타난 것입니다.우리가 상상하는 그 순간부터그 상상은 정말 현실이 되..

좋은글 2024.07.30

균형을 이루는 다름

"꼭 사과나무나 떡갈나무와 같은속도로 성숙해야 한다는 법칙은 없다.그가 남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자신의 봄을 여름으로 바꾸어야 한단 말인가."미국의 철학자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의저서 '월든' 중의 한 구절입니다.어쩌면 우리는 소담스럽게 피어나는아름다운 꽃일지도 모릅니다.그런 우리가 사과나무나 떡갈나무처럼성장할 필요는 없는 것입니다.심지어 사과나무와 떡갈나무도서로 조금 다른 방식으로 성장합니다.그렇게 숲 속에는 모두 다른 걸음들이 있습니다.산의 기슭에는 언제나 봄이 먼저 옵니다.때로는 정상에 아직 겨울이 머물러 있기도 합니다.같은 산인데 두 계절을 사이좋게지니기도 합니다.멀리서 보면 비슷해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여기와 저기가 다르고 저기와 거기가 다릅니다.그리고 그 다름이 한데 모여 아름답고장엄한 산을 이..

좋은글 2024.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