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조

연산군 묘에서 1

임기종 2024. 7. 13.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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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산군 묘에서 1

 

두 번의 사화(士禍)에다 장악원과 서총대

군(君)이라 불리심이 당연한 게 아니겠소

삼십세 승하(昇遐)하실 때 무슨 생각하셨을까.

 

턱 받쳐 곁을 하는 석상은 풀이 죽고

문무석(文武石) 석의(石衣)에는 찌든 세월 묻었는데

광배(光背)로 선 소나무만 제빛 아직 푸릅디다.

 

여염(閭閻)집 만도 못한 당신의 제실(祭室)안에

그 영화(榮華) 어디 두고 초라함만 남겼소

묘소 앞 고목나무는 입 다물고 있더이다.

 

장악원(掌樂院): 기녀(妓女)를 양성소서총대(瑞蔥臺): 유흥장

(북한산도봉산 둘레 길을 돌다가 연산군 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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