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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산군 묘에서 1
두 번의 사화(士禍)에다 장악원과 서총대
군(君)이라 불리심이 당연한 게 아니겠소
삼십세 승하(昇遐)하실 때 무슨 생각하셨을까.
턱 받쳐 곁을 하는 석상은 풀이 죽고
문무석(文武石) 석의(石衣)에는 찌든 세월 묻었는데
광배(光背)로 선 소나무만 제빛 아직 푸릅디다.
여염(閭閻)집 만도 못한 당신의 제실(祭室)안에
그 영화(榮華) 어디 두고 초라함만 남겼소
묘소 앞 고목나무는 입 다물고 있더이다.
* 장악원(掌樂院): 기녀(妓女)를 양성소. 서총대(瑞蔥臺): 유흥장
(북한산, 도봉산 둘레 길을 돌다가 연산군 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