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산군 묘에서 2
사사(賜死)된 폐비 윤씨 사무친 천륜의 정
미쳐서 돌아버린 자식 삶이 서럽구려
연산군, 당신의 심정을 알듯 말듯 합니다.
사치와 향락위해 사화(士禍)를 일으키고
습관된 부관참시(剖棺斬屍) 눈까지 멀었으니
연산군, 불행의 씨앗을 어느 메에 심었소.
눈멀고 귀가 막혀 없애버린 홍문관
사간원 폐쇄하고 내쳐버린 상소문
용상이 낮았던가요 뜬 구름 위 올라보니.
채청사(採靑使),채홍사(採紅使)에 장악원(掌樂院)과 서총대(瑞蔥臺)
유부녀 수청 받던 그 죄를 어찌하오
군(君)으로 폐위(廢位)된 이가 여기 누워 있구려.
(서울 도봉구 방학동 산 77 연산군 묘에서)
(북한산, 도봉산 둘레 길을 돌다가 연산군 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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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비 윤(尹)씨: 성종의 계비로 공혜왕후 한씨에 이어 왕비가 되었지만
연산군을 낳은 후 투기를 빌미로 폐출된 뒤 사사됨.
부관참시(剖棺斬屍)이미 죽은 사람이 생전에 지은 죄가 드러났을 때 처해지는 극형.
무덤을 파고 관을 꺼내 시체를 베거나, 목을 잘라 거리에 내걸었던 형벌.
홍문관(弘文館 ) 궁중의 경서, 사적, 문서관리 및 왕의 자문에 응하는 일을 하던 관청.
사간원(司諫院 ) 간쟁(諫諍),논박(論駁)을 관장하던 관서.
채청사(採靑使) 연산군 때, 아름다운 처녀를 뽑기 위하여 전국 팔도에 파견한 벼슬아치
채홍사(採紅使) 연산군 때 미녀와 좋은 말을 구하기 위하여 지방에 파견한 관리
장악원(掌樂院) 궁중에서 연주되는 음악 및 무용에 관한 모든 일을 맡아보던 관청
서총대(瑞蔥臺) 조선시대 왕실의 연회장소로 이용된 궁궐